[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별도 조리 및 식사공간이 없는 서울 쪽방촌에 공동취사공간인 ‘공동주방’이 들어선다. 그 첫 대상은 용산구 동자동이다. 공동주방 한쪽에는 다양한 책들도 비치돼 정신적끼니를 해결할 마을 도서관 역할도 한다.

서울시는 저소득 밀집지역 마을공동체 사업의 하나로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 조성된 공동주방인 ‘사랑방식도락’이 11일 문을 연다고 밝혔다.

동자동 공동주방은 터를 일구고 사는 주민이 직접 참여해 명칭부터 활용방안, 운영방식까지 주체적으로 정하는 방식으로 조성됐다.

밥이 있고 책이 있어 즐겁다는 의미가 있는 ‘사랑방식도락’이라는 명칭은 9차례의 주민회의를 거쳐 확정됐다. 공동주방을 마을 도서관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주민의견에 따라 결정됐다.

공동주방 조성사업은 ‘십시일반’ 방식으로 진행됐다. 설계도면부터 시공, 시설비까지 공동주방 조성에 뜻을 같이한 비영리 민간단체, 대학교, 기업체, 복지단체 등의 재능ㆍ성금 기부가 녹아 있다.

공동주방은 비영리 민간단체로 동자동 쪽방촌의 빈곤문제 해결 등에 앞장서온 동자동사랑방이 사무실로 이용하던 26㎡ 넓이의 1층 공간을 활용했다. 중앙대학교 실내환경디자인학과 이정은 교수는 3번이나 무료로 설계도면을 그려줬고, 현대산업개발㈜은 리모델링 시설비를 후원했다. 쪽방촌 주민과 비슷한 처지인 기초생활수급자들로 이뤄진 자활 근로사업단인 서울주거복지사업단은 주방을 시공했다. 시는 동자동 공동주방을 시작으로 쪽방촌 공동주방 조성사업을 9개 쪽방촌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선순 시 복지정책관은 “사랑방식도락이 공동주방의 역할뿐만 아니라 힘들게 살아가는 지역주민이 서로 도와가며 살아가는 의미있는 마을공동체 공간으로 뿌리내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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