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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심한 불황, 재테크 '강남스타일' 주목
[헤럴드경제=박세환 최재원 안상미 이지웅 기자] # 150억원대 자산 대부분을 수익형 부동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서울 강남의 60대 고액자산가 A씨는 최근 일부 부동산을 처분한 100억원을 즉시연금 50억원과 채권 30억원, ELS(주가연계증권) 10억원, 현금 10억원으로 자산을 분산투자했다.

# 송파구 신천동의 B씨(54세, 금융자산 30억원대)는 최근 몇달새 금융자산에서 주식비중을 40%에서 20%까지 줄이면서 물가연동채권과 ELS에 가입했다. 변동성이 큰 주식보다는 안전자산 중심으로 ‘지키는 투자’로 돌아선 것이다.

극심한 재테크 불황기를 맞아 강남 부자들이 이처럼 ‘자산 바구니’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있다. 시중은행 금리는 평균 3%대로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수익률은 ‘마이너스’. 부동산 투자는 거래가 실종되면서 침체를 면치 못하고 주식시장도 유럽발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맥을 못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헤럴드경제는 최근 1주일에 걸쳐 강남 고액자산가들의 투자상담을 맡는 10대 주요 증권사의 강남영업점 프라이빗뱅커(PB) 117명을 대상으로 ‘재테크 불황기에서의 강남 부자들의 재테크 실태’를 설문조사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74.8%가 ‘강남 부자들이 안전자산 위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공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한다’는 응답은 1.7%에 그쳤고 나머지는 아직 변화가 없었다. 강남 부자 100명 중 2명 정도만이 ‘버는 투자’에 나섰다면 대부분은 ‘지키는 투자’로 바꾸고 있는 것이다.

향후 1년 내 금융자산 내 위험자산 비중 조절과 관련, 강남지역 PB의 60.7%가 ‘위험자산을 축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위험자산 비중을 늘릴 것’이라는 응답은 35.9%로,앞으로도 위험자산을 계속 줄이겠다는 쪽이 더 많았다.

실제 최근 강남 부자들의 선호 투자상품에서도 채권(35%)과 ELS(24%), 예금(12%), ETF(10%) 등 고수익보다는 안전성에 초점을 두는 모습이 역력했다.

백혜진 삼성증권 도곡지점 PB팀장은 “국내외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이익이 줄면서 주가도 오르지 못하고 있는데다 부동산시장 침체마저 지속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강남 부자들의 투자 수요가 몰리는 상품은 국채와 즉시연금”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내수부양책을 내놨지만 이같은 강남 부자들의 재테크 패턴을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강남 부자들은 정부의 세제개편에 따른 ‘세(稅)테크’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전순애 대우증권 테헤란밸리지점 PB는 “요즘 강남 부자들은 세금문제에 제일 관심이 많다”며 “즉시연금이나 저축보험 등 올해까지 한시적으로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과 물가연동채, 브라질채 등 절세가 가능한 채권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공격적인 투자로 꼽히는 주식투자에서는 직접 투자와 펀드 선호도는 급격히 줄었으며 특히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랩상품에 대한 선호도는 가장 낮았다.

김종석 우리투자증권 압구정WMC 부장은 “금리가 내리면 통상 주식 투자를 높이지만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섣불리 주식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다만 불확실성 해소 이후 반등을 노린 업종 대표주는 지속적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투자 역시 위기감이 높아지는 유럽보다는 경기지표가 좋아지는 미국이나 월드컵과 올림픽 특수가 기대되는 브라질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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