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글로벌 증시, 유동성 랠리 본격화되나?…ECB 이어 韓ㆍ美ㆍ中 등도 경기부양 ‘올인’
[헤럴드경제= 강주남 기자]유로존 재정위기 장기화 등에 따른 세계 경기둔화에 맞서 G2와 유로존에 이어 우리 정부와 중앙은행도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서면서 9월 주식시장에 ‘유동성 랠리’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주말 ECB(유럽중앙은행)가 부실국 채권에 대한 무제한 매입 프로그램(OMT;outright monetary transaction)을 가동한데 이어 10일 우리 정부도 2조원 규모의 재정을 추가투입키로 했다. 한국은행도 오는 13일 열리는 9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행 3%인 기준금리를 2.75%로 0.25%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다 전주말 미국의 8월 고용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오는 13일(현지시간) 열리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회의에서 3차 양적완화(QE3)가 전격 시행될 경우, 올 가을 글로벌 주식시장은 저금리와 재정확대 등에 따른 본격적인 유동성 랠리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기부양, 한국도 정책공조 나섰다=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불을 붙인 경기부양 기대감이 전세계 주요 국가로 빠르게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 장기화로 글로벌 경기둔화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유로존과 미국, 중국, 한국 등 세계 주요국이 잇달아 경기부양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우선, 내부적으로는 내수침체 장기화에 수출마저 둔화되면서 우리 정부가 2조원 이상의 추가 재정을 투입하는 동시에, 가계부채 부담을 덜어주고, 규제를 대폭 유예하는 방안을 마련했다.정부는 이날 오전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세계잉여금 1조5000억원, 한국은행 예치금 5000억원, 예산집행률 제고, 기금활용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추가 재정투입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하반기 기금 확대와 예산의 불용·이용 최소화를 통해 추가로 투입하기로 한 8조5000억원 이외에 또다시 추가로 재정 투입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하반기 추가 재정 투입 규모는 10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한국은행도 1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7월에 이어 9월 기준금리를 25bp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 정부와 중앙은행이 경제부양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공조에 나서는 것은 유로존 위기 장기화로 우리 경기 둔화 조짐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잠정치는 0.3%로 7월 발표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낮았다. 제조업과 건설업이 당초보다 더 악화된 영향이다. 우리나라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7월 전년동월대비 8.8% 줄어든 데 이어 8월에도 6.2% 감소했다. 그 영향으로 광공업 생산 증가율은 두 달 연속 감소했다. 게다가 3분기 GDP 증가율이 0%에 가까울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슈퍼마리오 효과…유로존 국채 수익률 급락=G2와 유로존 등 세계 주요국들도 경기둔화에 맞서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선 전주말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가 OMT를 발표하면서 유로존 부실국가들의 국채수익률이 떨어지는 등 재정불안이 진화되고 있다.

전주말인 7일(현지시간) 스페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9bp 떨어진 5.64%를 기록, 6% 아래로 떨어졌다. 장중 수익률은 5.63%까지 하락해 4월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 역시 18bp 하락한 5.08%에 마감했다. 장중 독일 국채 대비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은 3.44%까지 하락, 4월4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스페인 국채의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은 전주 518bp에서 342bp로 급락했다. 이탈리아의 CDS 프리미엄 역시 같은 기간 467bp에서 314bp로 하락, ECB의 위기 진화 대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인베스텍 뱅크의 엘리자베스 아프세드 채권 애널리스트는 “ECB의 국채 매입이 시장에 상당히 강력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ECB는 주변국 국채 수익률을 최대한 떨어뜨릴 수 있는 수준까지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전주말 ECB의 무제한 국채매입은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킨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ECB의 OMT는 사실상의 금리상한제이며, 사실상의 양적완화로, ECB가 최종대부자 역할에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美 FOMC, QE3 가능성 70%(?)=유로존에 이어 미국에서도 QE3 시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의 8월 고용은 9만 6000명늘어나는데 그쳐, 당초 13만명 증가를 예상한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기 때문이다. 신규 고용부진으로 6% 실업률 달성에는 2년이상 시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되고, 고용률 횡보가 장기 실업의 고착화 우려로 이어지면서 오는 13일 열리는 FOMC 회의에서 QE3 등을 포함한 추가 경기부양책이 발표될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QE3 조치가 고용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QE3 가능성은 이제 50%에서 70% 수준으로 높아졌음은 분명하다”며 “그러나, 7-8월 고용이 2분기보다 개선되었다는 점에서 9월 QE3 카드가 유보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장 9월 FOMC에서 추가적인 양적완화 조치가 발표될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시장의 눈높이 역시 ‘QE3 실시 가능성’에 대해 보다 강한 확신을 주는 수준에 맞춰져 있다고 판단한다”며 “버냉키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8월 31일) 이후 주가의 반응에서도 확인했듯이, 추가 양적완화의 실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수준만 되어도 시장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버냉키나 연준이 QE3의 실시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데다, 연준 판단의 중요한 지표로 삼는 고용보고서의 내용도 크게 호전되지 않고 있음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이번 FOMC에서 새로운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는 실망감보단, 10월 FOMC에서 양적완화가 시행될 것이라는 기대가 더 높게 형성될 것이란 판단이다.

그는 “미국 연준의 입장에서도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시점(10월)을 앞두고 재정절벽(fiscal cliff)에 대한 의회의 노력(9월 10일 의회 개원)을 지켜본 후 구체적인 부양책을 결정하려할 가능성이 높다”며 “재정절벽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들에 합의하지 못 할 경우 2013년 미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0.5%, 미국 의회예산처 추정)이 불가피해 연준의 추가 부양책도 이를 감안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9월 FOMC에서는 QE3 시행보다는 저금리 기조를 2015년까지 연장한다는 조치와 모기지 채권 매입 등과 함께 국채매입, 지준부리 인하, 물가 목표치 상향 등의 경기부양책이 마련될 가능성이 높다. QE3 시행이 4분기로 지연되더라도, 버냉키 의장이 시장기대감만 열어 놓는다면, 당분간 글로벌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중국도 글로벌 경기부양 흐름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 중국 투자 경기의 급속한 하강 우려에 대해 부동산 가격 재상승 우려, 4분기 물가상승 우려 등으로 침묵하던 중국 정부가 다시 움직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실제로 중국 정부는 지난 5일과 6일 양일간,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를 통해 총2,000km에 달하는 도로 및 도시철도 건설에 1조위안가량을 투자하기로 결정하는 등 투자 부진 해소 및 경기 부양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경기부양 수혜주를 찾아라=경기둔화를 막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발 경기부양책이 쏟아지면서 위험자산 선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유동성 랠리 전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동성 장세의 최대수혜주로는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주가 1순위로 꼽힌다. 또한, 글로벌 경기부양에 따른 내수관련주와 ITㆍ조선ㆍ화학ㆍ기계ㆍ철강 등 경기민감주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조선주와 건설주의 경우 유로존 재정위기 재부각이후 상대적으로 주가 하락폭이 가팔랐기 때문에 회복탄력도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주의 경우 최근 잇단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으로 조달금리가 낮아진데 이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기준금리를 연 3.0%에서 2.75%로 추가인하할 경우 겹호재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주 중에서도 채권평가손실의 환입이 예상되거나, 상대적으로 국고채 비중이 높은 종목군은 금리인하의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된다.

증권업종의 경우 채권금리가 내리면, 보유채권 평가 손실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은행업은 대출 등에 대한 연체 위험이 축소돼 자산건전성 개선이 기대된다. 이와 관련, 한국금융지주와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 주목받고 있다.

건설업종도 정부의 2조원에 달하는 추가 재정지출과 내수경기 부양에 이어 기준금리 인하시 자금조달 비용 및 채무 부담 경감이 기대된다. 특히, 건설업종의 경우 금리인하시 은행 대출을 낀 주택 매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PF대출 금리도 인하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최근 낙폭과대에 따른 반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 건설주의 수혜가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 2008년 12월 금통위 기준금리 인하 전후 3일간 코스피 업종별 등락률을 보면, 금리 인하 직전에는 운수장비(19%)와 건설(18%)이, 직후에는 건설(12%)과 증권(6%) 업종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최운선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경제 여건 및 인플레이션 추이 등을 고려할 때 화학주와 금융지주 관련주가 가장 유망해 보인다”며 호남석유, LG화학, 현대하이스코, 하나금융지주, 롯데쇼핑, SK하이닉스, 한국금융지주, KT, 아이마켓코리아 등을 금리인하 수혜주로 꼽았다.

한편, 중국이 다시 경기부양에 나설 경우 기계ㆍ철강ㆍ화학 등과 함께 내수관련주의 움직임도 눈여겨볼 만 하다. 특히, 9월말부터 10월초로 이어지는 중국의 최대 소비시즌을 앞두고 호텔신라와 하나투어, 파라다이스 등 중국 소비관련주가 주목받고 있다. 중국 소비관련주로는 호텔신라, 하나투어, 모두투어, 오리온, GKL, 파라다이스, 아모레퍼시픽, 에이블씨엔씨,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이 대표적이다.

/namka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