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안철수 테마주로 꼽히는 써니전자는 연초 397원이던 주가가 지난달말 1만원을 넘겼다. 감독당국의 갖가지 조치에도 정치 테마주 바람을 타고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사이 최대주주와 그 자녀등이 꾸준히 보유 지분을 팔아 차익을 챙기더니 지난 6일에는 40억원 규모의 자사주 처분 계획마저 발표했다.
써니전자가 장내 처분한다고 밝힌 자사주 50만주는 지난 5일 종가 8010원을 적용하면 40억500만원 규모에 이른다. 이는 지난 1분기 써니전자 매출액(48억원)과 맞먹는다. 광전송장치 생산업체인 써니전자는 지난 상반기까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기업 실적과 상관없이 주가가 급등한 틈을 타 대주주가 이익실현에 나선 것이다.
온라인 주식 게시판에는 “대주주가 손 안대고 코 푼 격이다”와 같은 힐난성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또 다른 안철수 테마주인 오픈베이스의 최대주주도 지난 5일 주식 124만5500주를 장내 매도했다. 오픈베이스 역시 연초 대비 주가가 247%나 급등했다.
그밖에도 문재인 테마주인 우리들생명과학 등 대주주가 지분을 팔아 차익을 실현한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달 초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주가급등 사유가 없다고 공시하면서도 자기 주식을 판 대주주가 많은데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중간에 판 대주주들이 주가조작 연계 세력과 연관이 있는지 분석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회사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대주주가 이처럼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는 것은 거품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테마주를 띄우는 일부 세력과 이에 달라붙는 일부 개미의 투자 행태는 반복만 거듭할 뿐이다.
폭탄돌리기 끝에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간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어떤’ 개미들의 몫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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