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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디오스타’ 최시원이 김구라를 만났다면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5일 방송된 ‘라디오스타'는 슈퍼주니어가 출연했던 토크쇼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토크쇼로 기억될 것이다.

최시원이 아이돌계의 재벌 넘버 1이라는 사실을 멤버들이 폭로하는 것부터 재미있었다. 신동은 “시원이가 제국의 아이들의 박형식에 이어 아이돌계 재력 서열 2위다. 하지만 형식이는 아버지가 외제차 B사의 이사진이라고 했는데, 시원이 아버지는 더 큰 S사로 옮겼다”면서 “형식이는 부모님이 부자지만 아무 것도 없다. 시원이는 압구정동에 자기 집을 여러 채 가지고 있다”고 시원의 자택 체인점설을 제기했다. 이어진 은혁과 이특의 토크는 시원이를 약간 놀리면서 방송을 활기차고 재미있게 만들었다.

초대 손님 4명은 같은 멤버이자 MC인 규현을 놀리는 것으로도 많은 재미를 주었다. 시원이 규현이 맡은 MC 자리를 노리고 있다면서 규현을 난처하게 하는 것 등은 우리 또래집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어서 더욱 자연스러웠다. 특정 멤버 한 명을 놀리는 것이 아니라 돌아가면서 차례로 스스로를 희화시키며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었다.

‘라스'가 아무리 재미있고 차별화된 토크쇼라지만 이들이 ‘빅 재미, 큰 웃음'을 만들어낸 것은 게스트와 MC진이 입담과 순발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게스트들이 서로 너무 친하기 때문이다. 서로에게 심한 말을 해도 상처가 되지 않을 정도의 결속력을 자랑한다. 한두번 만난 사이에서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는 당하는 사람도 어색해할 것이며 시청자도 불편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게스트의 결속도, 친밀도의 덕을 크게 본 것이다.

그런데 만약 김구라가 규현 옆에 비스듬히 앉아 최시원을 상대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아마 최시원을 탈탈 털어 또 다른 재미를 주었을 것이다.

최시원은 돈, 집, 부자 아버지, 엄청난 팔로워 수를 자랑하는 트위터 인맥, 그야말로 김구라가 가장 좋아하는 재료들을 두루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물 반 고기 반'이다.

김구라가 없어도 윤종신과 김국진, 유세윤, 규현의 응집력과 개별 플레이는 이제 물이 올랐다. 규현은 어떨때는 정도 이상으로 분발한다. 하지만 김구라가 가세한다면 그 파워는 배가될 것이 틀림없다.

예능에서 독설, 악동 역할을 담당하는 김구라는 원칙이 있다. 이른바 ‘기브 앤 테이크'다. 주는 게 있어야 받는 게 있다. 자신이 집필한 책에도 썼다.

“내가 상대방을 털려면 상대방도 털리면서 얻는 게 있어야 한다. 상대를 재밌게 만들고 우회적으로 띄워주거나, 보는 사람들에게 동정심을 유발하거나, 화제를 불러일으켜서 다음날 연예 뉴스에 쫙 퍼지게 만들거나,이런 게 있어야 상대방이 기꺼이 ‘날 털어주쇼' 하고 수모를 감수할 수 있다.”

엠블렉의 이준과 배우 김응수 등도 이런 원리에 입각해서 ‘라스'에서 재발견됐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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