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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이 · K9 판매량 반토막…기아차 잇단 포지셔닝실패
경차도 소형차도 아닌…브랜드 비해 너무 비싼 가격
[헤럴드경제=김대연 기자]기아차가 작년 11월, 올해 5월 각각 야심차게 선보인 레이와 K9의 판매량이 사실상 모두 반토막 났다. 극심한 불황에 경쟁 차종 역시 판매가 크게 줄었지만 신차 프리미엄까지 보유한 이들 차종 만큼 감소폭이 크진 않다. 타겟 수요층을 정확하게 맞추지 못한채 가격만 높게 책정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6일 기아자동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출시된 경차 레이의 월별 판매량이 올해 3월 5672대를 고점으로 지속 하락, 지난달에는 2999대를 나타냈다. 불과 5개월 사이에 절반 가까운 47.12%나 판매량이 감소했다.

반면 경차 시장에서 함께 경쟁하는 기아차 모닝과 한국지엠 스파크는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적었다. 모닝은 레이 출시 다음달인 작년 12월에만 5815대를 기록했고 올해들어선 꾸준히 7465~8598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스파크도 마찬가지여서 작년 12월 3470대로 판매가 줄었다가 다시 올해들어 월 6000대 수준을 회복했다. 최근엔 7월(5572대)과 8월(5054대)에 판매가 또 줄었으나 레이 만큼 폭이 가파르지 않다. 

     기아차 ‘레이’                                                                                 기아차 ‘K9’

판매가 급감하자 기아차는 서둘러 2013년형 레이를 꺼냈다. 경차임에도 불구하고 터보 모델까지 선보였다. 성능을 강화하다보니 가격은 또 다시 인상됐다. 가솔린 기본 모델은 2012년형 대비 최저가가 4만원 올랐다. 신규 출시한 터보 모델은 1560만원에 이르며, 연비를 개선한 에코플러스(CVT+ISG)는 1425만~1540만원으로 책정됐다. 모닝(843만~1318만원), 스파크(864만~1386만원)와 가격차(최저가 기준)가 더 벌어진 것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경차의 혜택을 받지만 가격대가 소형차에 육박하다 보니 시장의 수요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며 “니치(틈새) 마켓 정도를 공략하는데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

시장에서 인기가 시들해진 것은 지난 5월에 출시한 프리미엄 세단 K9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6월 1703대를 정점으로 7월(1400대), 8월(801대) 계속 판매가 줄고 있다. 지속된 불황에 현대차 에쿠스와 제네시스도 판매가 크게 감소했으나 신차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반토막 난 K9만큼은 아니다.

지난 6월 한때 제네시스까지 앞질렀던 K9 판매량이 이제 에쿠스와 비교될 정도로 추락한 것이다. 이에 대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 브랜드 이미지나 판매, 서비스가 중소형차에 맞춰져 있다보니 고급차를 제대로 못 파는 것 같다”며 “값이 비싸고 차체가 커 법인쪽 수요를 정확히 맞추지 못한 것도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대연 기자>
/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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