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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은 생명나눔을 위해 벌고 써야죠”
기부조언기금 국내 1호 가입자 이상춘 에스씨엘 대표
신한금융투자에 1억 기탁
저소득층 의료비·교육비 사용
111억 출연 장학재단도 설립
각박한 세상 훈훈한 인정 화제


“돈은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데 아낌없이 사용돼야 합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계획기부 모델인 ‘기부조언기금(Donor Advised Fund)’의 첫 가입자인 이상춘(56·사진) 에스씨엘 대표는 독특한 나눔 철학을 갖고 있다. 돈은 쌓아놓기 위해 버는 게 아니라 쓰기 위해 벌어야 하며,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이 나라 이 민족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을 교육하는 데 사용돼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기부조언기금은 기부자가 공익재단에 자산을 기부하면 금융회사가 이를 운용하면서 생기는 수익이나 원금으로 배분처에 지원하는 형태로 우리나라 최초의 계획기부 모델이다. 이 대표가 기부한 1억원은 신한금융투자 ‘Donation’ 상품에 기탁돼 투명하게 관리되며, 이 대표의 의사에 따라 저소득가정의 의료비와 교육비로 지원된다.

“나눔은 반드시 많은 열매를 맺는다”고 말하는 이 대표는 경북 김천 시골마을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15세 되던 해에 가정 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 입학을 포기하고 단돈 500원을 들고 서울로 상경했다. 당시 이 대표는 돈을 많이 버는 사업가가 되어 자신처럼 돈이 없어 공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장학재단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하지만 꿈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1992년 사업을 하다가 연쇄 부도를 겪으면서 자살을 결심하기도 했다. 그가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연매출 1000억원대의 사업가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이 대표는 “ 부모님은 가진 것이 많지 않았지만 늘 집에 손님이 오면 농산물이 담긴 보따리를 싸서 들려 보내셨다”고 회고했다. 부모로부터 자연스레 사랑과 나눔을 배울 수 있었던 그는 사업에 성공한 뒤 좌우명을 “뿌린 대로 거둔다”로 정하고, 사재 111억원을 출연해 상록수 장학재단을 만들었다. 그리고 장학재단을 통해 4년 동안 702명에게 8억여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그는 “나눔은 반드시 열매를 맺게 한다. 열매들은 다시 나 또는 아들, 손자 등에게 돌아가게 돼 있다”고 나눔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5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 대강당에서 기부금 기탁행사를 가진 이 대표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수술치료를 받지 못하는 분과 학비가 없어 공부를 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게 돼 기쁘다. 평생 나누고 베풀면서 섬김의 삶을 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150호 회원으로도 가입했다.

<박도제 기자>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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