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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vs신라’ 양강구도에 신세계 출사표…국내 면세점 시장 지각변동 예고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신세계그룹이 파라다이스 부산 면세점을 인수하면서 롯데와 신라간 양강구도로 요약됐던 국내 면세점 시장도 지각변동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간 국내 면세점 시장은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간의 경쟁 구도로 압축돼왔다. 동화나 워커힐 등 다른 업체들도 사업을 하고 있었지만, 롯데와 신라가 면세점 시장의 80%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컸기 때문이다.

롯데는 ‘유통 공룡’답게 면세점에서도 양적ㆍ수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전체 시장에서 60% 상당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올 상반기도 지난해에 비해 30% 가까운 신장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라는 최근 면세점 시장에서 적극적인 공세를 보이고 있다. 신라의 공세는 양적 우위보다는 질적인 성장으로 이어지는 모양세다. 신라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루이비통 매장을 인천 공항 면세점에 입점시키는데 성공했다.

면세점은 몇 년 전만해도 유통업계의 주 관심사가 아니었다. 면세 사업이란 특성상 까다로운 규정 때문에 사업을 확장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한류 열풍 등으로 관광객 유입이 활발해지면서 국내 면세 사업의 규모가 급증하게 됐다. 호텔신라의 지난해 매출 1조7643억원 중 1조5000억원이 면세점 매출일 정도다.

이 같은 호재를 누리고 있는 업체는 면세 사업을 꾸준히 벌여온 롯데와 신라다. 롯데와 신라는 한정된 국내 무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외국 진출을 모색중인 단계다. 롯데가 인도네시아와 싱가폴 등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신라도 싱가폴에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신세계가 가세하면서 면세 시장의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신세계의 면세점 진출은 롯데의 텃밭에 대한 도전이라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부산은 롯데 창업주인 신격호 회장이 유년시절을 보냈던 곳으로, 백화점만 4곳이 있을 정도로 지역민들의 롯데에 대한 관심이 깊은 곳이다. 신세계는 이곳에 세계최대 규모의 백화점인 센텀시티점을 열더니, 면세점까지 들여 ‘신세계식 쇼핑 벨트’ 완성에 나선 것이다. 적진(?)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늘리는 신세계의 당찬 도전이 어떤 결실을 맺을 지 주목된다.

기존에 면세사업을 진행중인 삼성가(家)의 아성에 대한 도전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우선 호텔신라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장녀 이부진 사장이 이끄는 곳으로, 신라가 롯데와 입찰 경쟁을 벌일 때마다 ‘롯데가와 삼성가의 자존심 대결’로 비화될 정도였다. 호텔신라는 부산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진 않지만, 정용진 부회장이 이끄는 신세계가 면세 사업에 가세하면서 호사가들은 ‘사촌간 경쟁 구도’라는 모양새에도 관심을 둘 것으로 보인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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