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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취 감춘 기획재정부의‘MB노믹스’현판
“서민을 따뜻하게…” 슬로건
“기상악화로 파손 우려 철거
“태풍 지난 뒤 여전히 빈자리



과천 정부종합청사 1동 기획재정부 건물의 전면 현판( ‘서민을 따뜻하게 중산층을 두텁게’·사진)이 일주일째 자취를 감췄다. 기재부는 기상 악화에 따른 파손 우려로 철거하게 됐다고 설명하지만, 태풍이 지나간 지 이미 수일이 지난 상태에서 5일 현재까지도 여전히 복원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임기 말 느슨해진 정부의 기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5일 “지난주에 태풍 덴빈이 올라올 때 현판이 떨어질 수 있어서 임시 철거 후 별도로 보관하고 있는 상태”라며 “이번주 중으로 다시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 정부의 핵심 정책 노선을 시각화해 만든 현판이 장기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은 임기 말 정책 추진 동력을 상실해가고 있는 정부의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실제로 인천공항 지분 매각, 산은금융지주 민영화, 수서발 KTX 운영권 민간사업자 선정 등 정부가 그동안 야심차게 추진해온 핵심 국책사업이 정치권의 반대로 줄줄이 무산 위기에 놓인 상태다.

일각에서는 ‘MB정부, 벌써 간판 내린 거냐’는 조소 어린 목소리도 나오는 게 사실이다.

또 어느 때부턴가 정책 내용에 ‘친서민 중도실용’이란 구호를 사용하는 수가 점차 줄어들면서 이를 담은 현판 역시 다소 어색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구호는 지난 2009년 당시의 국정 키워드로서 이후 화두가 공정사회, 공생발전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기재부 현판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기조를 슬로건화해서 제작됐고 지난 2009년부터 3년째 줄곧 자리를 지켜왔다. 전 부처가 추진하는 정책 기조의 부조화를 막고 통일성을 기해야 한다는 이유로 과천 청사 내 유일하게 기재부 건물에만 현판 부착을 허용하고 있어 대표성 면에서도 중요도가 높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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