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서울 재건축 아파트 분양 연기, 왜?
우수한 교육여건 래미안 대치
인근학교 반발에 오히려 발목

역세권 왕십리뉴타운1구역
분양가 놓고 시공사와 이견차

가을 이사철 앞두고 잇단 마찰


올 가을 분양 레이스를 펼칠 것으로 예상됐던 서울시내 주요 재건축ㆍ재개발 아파트들이 분양 일정을 줄줄이 연기하고 있어 주목된다.

계절적 비수기를 벗어난 데다 최근 동탄2신도시 5개사 동시분양까지 대박을 터트리는 등 분양하기 좋은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주변의 시선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대한민국 교육 1번지’로 불리는 강남구 대치동에 들어서는 삼성물산의 ‘래미안 대치청실’은 인근 학교의 일조권 침해 문제로 이번달 일반물량을 분양하려던 계획을 다음달로 잠정 연기했다. ‘래미안 대치청실’ 아파트는 총 1608가구 규모로 일반에 공급되는 122가구가 전용면적 85㎡ 이하인 데다, 대치초, 대청중, 중대부고 등을 도보로 통학할 수 있는 좋은 교육환경을 갖추고 있어 예비 청약자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강남권 노른자위 단지다.

하지만 정작 ‘래미안 대치청실’의 발목을 잡은 것은 이 아파트의 자랑거리인 우수한 교육환경이다. 아파트 단지 북쪽에 위치한 단대부고ㆍ단대부중ㆍ단국공고 등 단국학원 재단의 학교들이 고층 아파트인 ‘래미안 대치청실’이 들어설 경우 일조권을 침해받는다며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최근 동탄2신도시가 동시분양이 성공하는 등 분양 환경이 호전되는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내 주요 재건축ㆍ재개발 아파트들이 가을 분양 일정이 줄줄이 연기하고 있다. 사진은 북아현1-3구역 뉴타운 아파트 공사현장

단국학원 재단측은 아파트 층수를 낮추거나 조합이 일조권 침해 가능성이 있는 기존 교실을 대체할 건물을 지어줘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기 않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강남구 도시분쟁조정위원회가 신축 아파트 층수 조절은 어렵다며 조합과 재단이 보상 협의를 진행하고 착공을 허가하라는 조정안을 내놨지만 양측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알려졌다. 자칫 다음달 ‘래미안 대치청실’ 아파트 분양도 재차 연기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성동구 왕십리뉴타운1구역 역시 현재까지 분양 스케즐 조차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당초 이달중 분양할 예정이었으나 조합 측과 현대산업개발 등 4개 시공사 컨소시엄간 분양가 산정 문제를 놓고 커다란 이견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6월 조합측은 3.3㎡당 1925만원을 책정했지만 시공사 컨소시움은 올초 고분양가로 분양에 실패한 왕십리2구역 사례를 들어 분양가 하향 조정을 요구하는 등 정면대치중이다.

조합측은 이같은 분양가를 낮출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시공사는 분양 실패 가능성을 우려하며 여전히 고분양가를 지적하는 등 양측 모두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같은 양측이 분양가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연내 분양이 불발에 그칠 수 있는 상황이다.

조합과 시공사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왕십리1구역은 총1702가구 규모의 재개발 아파트를 건설한다는 방침이었다. 이 아파트는 지하철 2ㆍ5호선과 중앙선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이다.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 1-3구역에 들어설 ‘북아현e편한세상’도 분양 일정 차질이 우려되는 아파트중 하나다. 당초 분양 일정이 9월로 잡힌 ‘북아현e편한세상’는 총 1757가구 규모의 광화문ㆍ종로ㆍ여의도 접근성이 우수한 노른자위 아파트 단지다.

지난 7월 조합원들과 사전 분양계약을 맺고 연내 착공을 목표로 해왔지만 사업지 인근 한성중ㆍ고교에 대한 일조권 침해 문제가 불거지면서 현재까지 사업 인허가를 마무리 짓지 못한 상태다. 이에 대해 시공사인 대림산업 관계자는 “인허가를 받더라도 조합 측과 분양시기를 다시 조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사실상 올 가을 분양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토로했다.

정순식ㆍ백웅기 기자/kgungi@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