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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기 안되는 지하철 스크린도어가 발암물질 키웠다
설치후 평균 농도 53% 급증
기존 환기시스템 개선 시급


지하철에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뒤 환기가 되지 않아 전동차 내 폐암을 유발하는 물질인 ‘라돈’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수도권 지하철 전동차에서의 라돈 농도 분포 조사’ 논문에서 스크린도어 설치 후 서울 지하철 2~8호선의 전동차 내 라돈 농도는 평균 53% 증가했다고 5일 밝혔다.

자연 방사능의 일종인 라돈은 고농도에서 오랜 기간 노출되면 폐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색무취의 라돈은 토양과 접한 지하건축물의 실내공간에서 농도가 짙어진다.

연구원이 스크린도어 설치 전인 2008년 봄과 설치 후인 2010년 봄 2~8호선의 전동차 객실 라돈 농도를 측정한 결과 설치 전 농도는 ㎥당 20.1±11.1베크렐(Bq), 설치 후 농도는 30.8±21.7Bq로 나타났다.

연구원 측은 “스크린도어 설치가 라돈의 주 발생원인 터널을 더 밀폐시켜 승강장과 대합실로 통하는 라돈의 확산 통로를 차단한 것이 농도 증가의 주된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호선별로는 5호선이 스크린도어 설치 전 ㎥당 28.86±7.2Bq로 가장 짙은 농도를 나타냈으며, 설치 후에도 76.5±23.9Bq로 166%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2010년만 측정한 1호선 지하역사와 9호선은 2호선보다 덜 검출됐다.

5~8호선에서 농도가 상대적으로 짙게 나타난 원인으로는 라돈이 많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진 화강암 기반의 역사가 많다는 점과 지하 운행구간이 1~4호선보다 깊어 공기보다 9배 이상 무거운 라돈이 모이기 쉽다는 점 등이 꼽혔다.

연구원 측은 “스크린도어 이후 환기가 잘 안돼 라돈 농도가 짙어진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기존 환기시스템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이진용 기자>
/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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