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독자 출마를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친노ㆍ386 그룹을 중심으로 외연 확장에 나선 가운데 빠른 시일 내 출마 선언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민주당의 입당 러브콜을 단호하게 거절한 것도 독자 출마쪽에 무게를 더해주는 모습이다.

30일 김두관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는 “안 원장이 직접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안철수 독자 출마’ 가능성을 인정했다. 그는 “민주당에서 정치를 바꿔내고 국민 열망을 담아내는 후보가 뽑힌다면 그 후보를 지지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면서도 “(당분간은)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원장이 독자 출마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민주당 지도부의 움직임도 마찬가지다. 변재일 민주당 정책연구원 원장은 “안 원장이 저서에서 밝힌 정책과 민주당 정책이 일치하지는 않았지만 크게 충돌하는 분야도 없었다”며 후보 단일화를 염두해둔 정책 작업이 진행 중임을 밝혔다.

사실상 안 원장 독자 출마를 인정하고, 그동안 계속해혼 입당 러브콜 카드를 사실상 접은 것이다. 대신 민주당은 대선 직전 이뤄질 ‘안철수-민주당 후보 연대’ 그림 그리기에 당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 주변 움직임도 한층 빨라진 모습이다. 안 원장 측근인 금태섭 변호사는 “준비는 돼있다고 생각한다”며 “같이 할 사람이 만들어지고 있고, 뜻을 함께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야권에서는 김호기 연세대 교수, 강준만 전북대 교수 등 친야 성향의 교수진들이 안 원장 캠프에 대거 합류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최근 안 원장의 언론ㆍ공보 인력 수혈도 이런 추측을 뒷받침한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했던 인사와 인터넷 언론사 기자 등이 합류해, 이미 활동하고 있는 유민영 전 청화대 춘추관장 등과 호흡을 맞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내 일부 현역 의원이나 전 정부 관련 인사들의 탈당 후 합류 가능성도 제기했다.

다만 정운찬 전 총리 등이 주장하고 있는 제3 세력화, 즉 독자 정당 출범과 대선 완주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안 원장의 대변인 격인 유 전 관장은 제3 세력화와 관련 “제안을 받을 바도 없고, 아직은 신경쓸 때도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최정호 기자 /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