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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감 떨어진 조폭들 신종 돈벌이 혈안
유령회사 차려 대포통장 개설 대출사기 유통
폭력조직 3개파 16명 무더기 검거



경찰의 단속 강화로 예전처럼 유흥업소 등을 대상으로 한 갈취 등이 어려워진 조직폭력배들이 대포통장 수백개를 개설해 인터넷 도박 사이트 및 대출 사기 조직에 팔아넘기는 신종 돈벌이에 뛰어들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30일 유령회사 명의로 수백개의 대포통장을 개설해 범죄조직에 유통시킨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로 국내 폭력조직 3개파 소속 조직폭력배 4명 등 16명을 검거, 이 중 대포통장 개설유통 총책인 조직폭력배 A(31) 씨 등 6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10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서류공급책 B(38) 씨 등으로부터 유령회사 법인 서류 50개를 건네받아 대포통장 개설에 필요한 회사 대표 위임장 및 재직증명서 등을 위조한 후 인터넷 아르바이트 사이트를 이용, 아르바이트 인력을 고용해 위조 서류를 은행에 제출해 통장을 개설하도록 했다. 
조폭도 사람이다 보니 먹고 살아야 한다. 과거에는 유흥업소에서 관리비 명목으로 갈취를 해오며 살았지만, 이제는 그게 쉽지 않다. 그렇다 보니 좀 더 지능적인 범죄를 일으킨다. 유령회사 명의로 500여개의 대포통장을 개설해 대출사기 등 범죄조직에 유통시킨 조폭 등이 30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검거됐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이 같은 수법으로 500여개의 대포통장을 만들어 인터넷 도박사이트 운영이나 대출 사기를 목적으로 하는 범죄조직에 통장 한 개당 35만원을 받고 판매했다. 이들이 두 달간 벌어들인 돈은 1억7000여만원에 달한다.

또 대포통장을 판매한 뒤 통장의 현금 입금 여부를 수시로 확인, 사전에 발급받은 현금카드 등으로 수차례에 걸쳐 3000여만원을 인출해 가로채기도 했다.

경찰은 조직폭력배가 대포통장 유통 및 판매를 주도해 검거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최근 경찰이 조폭 단속을 강화하고 서울 강남 일대 유명 유흥업소 등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에 나서자 유흥업소나 안마시술소를 상대로 돈을 갈취해 수입을 얻어온 조폭들의 활동이 위축돼 상대적으로 범행이 쉬운 대포통장 판매를 통해 수입을 얻고자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실제로 이번에 검거된 A 씨 등은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3개 조직에 속한 자들로 대포통장 판매를 통한 수익을 얻기 위해 계파를 초월해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조직원 간의 개인적인 범행이 아닌 3개 폭력조직이 서로 연합해 개입했을 가능성도 있어 현재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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