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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병택 MTN 대표가 본 박혜린 회장
박혜린 회장을 처음 만난 건 2001년 9월 초, 우리나라가 IMF 그늘에서 벗어나 새롭게 움직이던 시기였다.

금융기관들은 신용도가 높고 사업성이 좋은 기업들을 유치하려고 앞다퉈 발로 뛰는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었다. 특히 IBK기업은행은 우량 중소기업 발굴 지원에 도움이 되도록 사업부제로 조직을 일신하고 현장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었다.

당시 기업고객부장으로 근무하던 나에게 기업은행 최고경영자클럽 회원이신 모 사장님께서 전화를 하셨다. “좋은 여성 기업인을 추천한다”고.

박 회장은 ‘좋은 향기는 천천히 멀리 퍼지고, 오래 남는다’는 사실에 익숙해져 있다. 한 번 맺은 인연을 결코 소홀히 하는 법이 없다. 성공하는 기업과 실패하는 기업을 비교적 빨리 분간해내는 능력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놀라울 정도의 집중력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 성장을 거듭해 코스닥 상장 기업 2개를 포함해 여러 벤처기업 등을 경영하는 여성 CEO로 자리 잡았다. 일단 그의 손안에 들어가면 눈 깜짝할 사이에 기업은 변신한다. 지속 가능한 기업은 연구ㆍ개발과 해외 시장 개척에 있음을 늘 강조한다.

박 회장은 평소 논어의 ‘천시가 지리만 못하고 지리가 인화만 못하다(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는 말을 자주 한다. 하늘의 때는 땅의 이득만 못하고, 땅의 이득은 사람의 화합만 못하다는 뜻이다.

이 논어의 고사성어를 경영철학이자 좌우명으로 삼아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인간 중심의 경영을 실천해 주위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고전을 포함한 인문학ㆍ국악ㆍ오페라 수강에 이르기까지 배우기에 열성을 다하고,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과 친분관계를 갖는다.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섭섭해하거나 노여워 않는 뚜렷한 소신과 당당함으로 언제나 의연한 모습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불혹의 중반에 접어드는 나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동안 얼굴에 자신감과 절제된 도도함, 그리고 어려운 사람을 지나치지 못하는 박 회장을 일컬어 ‘치마 입은 여장부’라 말하고 싶다.

경제민주화, 사회적 약자, 계층 간 갈등 등의 단어가 넘쳐나는 요즘, ‘농작물은 농부의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자란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박 회장의 다음 행보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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