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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15호 태풍 볼라벤, ‘마른 태풍’ 위력 과시하고 물러나

-해안ㆍ산간지역은 폭우, 중부ㆍ내륙은 비 보다 바람거센 ‘마른 태풍’
-우려했던 ‘최악 피해’는 면해…


[헤럴드경제= 황유진 기자]제15호 태풍 볼라벤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폭우보다 강풍으로 그 위력을 떨친 뒤, 29일 오전 6시께 평안도 강계군 북쪽 약 220㎞ 부근에서 온대 저기압으로 변질돼 소멸했다.

지난 27∼28일 지역별 강수량을 보면 제주 윗세오름에 전국에서 가장 많은 748.0㎜의 폭우가 쏟아졌다. 해남 203.5㎜, 장흥 170.0㎜, 순천 126.5㎜ 등 호남 해안지방을 중심으로도 제법 많은 비가 왔다.

볼라벤은 북상하면서 비 보다는‘거센 바람’으로 그 위력을 과시했다. 서울 13.5㎜, 인천 8.4㎜, 수원ㆍ청주 5.5㎜, 춘천 5.0㎜ 등, 빗줄기는 다소 약했지만 역대 우리나라를 지나간 태풍 가운데 다섯 번째로 바람이 강했다.

29일 0시를 기점으로 지역별 순간 최대 풍속의 최고치를 기록한 지역은 초속 51.8m의 강풍이 불었던 완도다. 그 외 진도 초속 43.6m, 흑산도 42.2m, 고산 39.9m, 군산 39.7m, 제주 37.5m, 여수 34.5m, 성산 34.2m, 장흥 33.9m 등 곳곳에서 초속 30m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측정됐다. 서울 종로구를 기준으로 한 서울지역은 28일 오후 10시29분에 초속 24.0m의 바람이 가장 셌던 것으로 기록됐다.

기상청은 “태풍이 중부와 내륙지방을 지날 때 이동속도가 시속 40㎞ 안팎으로 빨랐고 상층의 찬 공기 등 호우를 뿌릴 만한 요인이 없어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다”며 “대신 루사’나 ‘매미’가 한반도를 강타했을 때 만큼 강한 바람을 동반했다”고 밝혔다.

태풍이 할퀴고 간 전국 곳곳에서는 정전이 잇따르고 가로수가 넘어지는 등 피해로 몸살을 앓았고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전남 광주에서는 80대 남성이 벽돌 더미와 무너진 지붕에 깔려 숨졌고 전북 임실군에서는 50대 남성이 쓰러진 나무에 깔려 숨졌다.
29일 현재까지 볼라벤의 영향으로 내·외국인 25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루사나 매미급으로 예상됐던 볼라벤은 당초 우려했던 최악의 피해는 남기지 않았다. 루사는 볼라벤과 비슷한 초속 56.7m의 순간 최대풍속을 기록하고 246명의 사망ㆍ실종자와 8만명이 넘는 이재민을 냈다. 재산 피해액도 5조원이 넘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볼라벤이 우리나라에 상륙해 관통하지 않고 서해상을 따라 움직인데다 이동 속도도 빨랐기 때문에 루사 때 보다 피해가 덜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서ㆍ남해안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빗줄기가 약했던 ‘마른 태풍’이었던 점도 침수 피해를 상당부분 막았다”고 설명했다.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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