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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칼럼 - 강윤선> ‘여성’을 읽어야 미래가 보인다
# 완벽주의 편집장 박 기자. 매사 자신감이 넘친다. 부하 직원들에게 모욕스러운 말도 서슴지 않는다. 이런 상사 밑에서 일하는 사람은 고달프다. 하지만 일처리에 있어서 한 치 오차 없는 그의 말을 후배들은 따를 수밖에 없다. 여성들은 당차고 똑 부러진 그녀의 모습을 동경과 귀감의 대상으로 삼는다.-드라마 ‘스타일’

# 명품 구두 회사 이사인 디자이너 황지안. 그녀 역시 우리 시대 여성의 본보기다. 무엇 하나 남에게 굽히거나 지는 법 없다. 물론 부하직원에게는 외계인, 마귀할멈, 노처녀 히스테리나 부리는 직장상사로 불린다.-드라마 ‘아이두 아이두’

위의 드라마 속 여주인공들처럼, ‘여성상’이 변한 건 어제 오늘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요즘 여자들, 정말 남다르다.

과거 여성들은 마치 한자 ‘여(女)’의 모양처럼 웅크리고 있었다. 무엇이든 품어서 보살피는 존재였다. 집에서 아이를 돌보고, 남편도 시부모도 품어서 감내했다.

요즘 여성들도 품어 안기는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품는 대상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아이와 남편, 시부모였다면, 지금은 세상을 품어 안는다.

더 넓은 것을 품기 시작하니 자아성찰이 필요해졌고, 새로운 성공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이 절실해졌다.

이는 국내 대형 서점 4곳(교보문고ㆍ영풍문고ㆍ예스24ㆍ인터파크도서)이 조사한 작년 ‘120만원 클럽(한 해 120만원 책 사는 사람들)’에 가입한 사람의 성별에서도 드러난다. 전체 가입자 10명 중 6명이 여성(6만9485명ㆍ58.5%)으로, 남성(4만9245명ㆍ41.5%)보다 1.4배나 높았다. 여성들이 자아성찰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그 결과일까. 앞서 예로 든 드라마 주인공과 같은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정치, 경제 등 사회 곳곳에 여성들이 파고들었다. 과거 남성들의 세계로 여겨지던 분야에서 남성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늠름한 여대생 학사 장교 후보의 모습도 볼 수 있고, 용접일에 도전하는 여성들도 많다.

필자가 속해 있는 미용 분야에서 고군분투하는 여성들의 모습도 과거와는 다르다. 주먹구구식으로 배워서 입에 풀칠하기 위한 생계형 미용사들보다 전문가들이 늘었다.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도전으로 스스로 전문가로 성장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외부시선 역시 헤어디자이너를 ‘미용 기술자’가 아닌 전문가로 여기고 있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에는 대중매체의 영향도 크다. 드라마 등 대중문화콘텐츠 속 당당한 여성들의 모습은 여성 시청자들에게 자신감을 준다. 또한 진취적인 삶을 지향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사회학자들은 이를 ‘동질화 현상’이라 부르는데, TV나 언론과 같은 대중매체와 사회가 상호작용하며 동반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실제로 많은 영역에서 이미 ‘금녀의 벽’이 무너졌고, 여성이 주도권을 잡은 분야도 상당하다. 따라서 여성의 감성과 취향, 그리고 취미를 이해해야만 성공적인 문화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여성들의 생각과 변화를 읽지 못하면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 ‘여성이 미래’란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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