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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척(咫尺)의 렉서스 공장, ‘고품질+ 빠른 고객 대응’으로 韓승부
[미야와카(일본)=김대연 기자]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1시간 30분, 부산항에서 쾌속선으로 2시간 55분이면 닿는 일본 규슈의 후쿠오카. 다시 시내에서 외곽으로 약 50㎞를 차로 달리자 거대한 노란색 굴뚝이 인상적인 도요타자동차 미야타 공장(일본 규슈 후쿠오카현 미야와카시 소재)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에선 바로 ‘일본차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도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 그중에서도 대표 세단 모델인 ES시리즈의 수출용 차량이 생산되고 있었다.

1992년 설립된 미야타 공장은 도요타의 제 2 거점 생산 기지. 본사가 있는 중부 아이치현에서는 주로 R&D(연구ㆍ개발)와 신차를, 동부 공장에선 아쿠아 같은 콤팩트 하이브리드를 담당한다. 금융위기 직전(2007년)만 해도 미야타 공장에서 44만대의 차량을 생산했지만, 지금은 30~35만대(렉서스 6종, 도요타 2종)를 68초당 1대씩 만들고 있다.

도요타측은 촬영은 특정 지역에서만 가능하고, 휴대폰 사용은 절대 안된다고 거듭 당부했다. 공장 입구 홍보관에서 생산 라인 까지는 버스로 이동한 뒤, 공장 내부는 별도로 마련된 전동차를 탄 채 둘러볼 수 있었다. 공장에 들어서자 도요타는 공장 내부가 화이트 및 그레이 기반 색상으로 꾸며졌으며, 소음과 먼지를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말 부터 꺼냈다. 라인을 따라 설치된 바닥 조명, 불량 발생시 누구나 당겨 라인을 멈추도록 고안된 라인 옆으로 길게 늘어진 줄, 그리고 조립의 효율성을 위해 차체와 차체 사이에 미리 갖다 둔 파란색 부품 박스 등은 현장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채택된 이곳만의 특징이라고 부연했다.

공장은 품질을 동일하게 맞추기 위해 자동화 설비를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파워트레인의 경우 라인을 따라 옆에서 자동으로 부품이 공급됐으며, 기술자는 보조 장치를 사용해 모듈을 아래에서 위로 차체에 끼운뒤 나사를 조이는 것으로 공정이 끝났다. 이 동안에도 공장 바닥의 표식을 따라 움직이는 무인 자동차들은 쉴 새 없이 부품을 운반해 왔다. 

품질체크는 주로 베테랑 스탭이 맡는다. 특히 기능검사, 조립검사에 투입되는 직원은 매일 아침 테스트를 거쳐 몸에 이상이 없을 때만 일을 할 수 있다. 감기만 걸려도 감각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2700여개의 부품으로 만들어진 렉서스는 총 1700여개의 검사를 받아야 출고가 가능하다. 특히 ‘타쿠미(장인)’로 불리는 숙련된 기술자가 렉서스 품질의 원동력. 7700명에 달하는 미야타 공장 근로자 중 타쿠미는 19명에 불과하다. 품질체크는 물론 후배 교육을 맡고 있다. 도장 공장에서 페인트를 분사하는 로봇팔의 움직임도 타쿠미의 손동작을 컴퓨터로 프로그래밍화해서 재현한 것이다.

미야타 공장은 근로자들의 평균 나이가 32세로 젊은 편이다. 복잡한 공정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JD파워가 실시한 미국 신차품질조사(IQS) 세계 공장 부문에서 3번이나 1위를 차지했고, 올해도 2위에 올랐다. 

최근에는 한국, 미국, 중국 등의 소비자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공장에서 조립 이외에 직접 설계 및 개발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하이브리드 모터 개발을 준비중이며 이미 200명 이상의 설계 개발 기술자 채용도 마쳤다.

도요타 관계자는 “전세계 70여곳의 도요타 공장 가운데 품질 경쟁력이 세손가락 안에 드는 공장”이라며 “한국의 부품 조달과 고객 요구에 대한 대처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니하시 이와오 도요타자동차 규슈 사장은 “부산 고객은 서울에 있는 딜러에게 주문하는 것보다, 규슈에 직접 주문하는게 빠를 정도”라며 “품질은 공정에서 나온다는 생각으로 모든 직원들이 고품질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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