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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일본의 차기 지도자들이 우려스럽다
현직 일본 총리, 오사카 시장, 도쿄도 지사 등 1급 정치지도자들이 일제히 한국에 대한 무차별 포문을 열고 있다. 24일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독도는 법적으로, 역사적으로 일본 땅이다.” “영토를 지키기 위해 불퇴전의 각오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2차대전 후 이승만 대한민국 대통령이 한국의 해양 주권선인 ‘이승만 라인’을 설정, 독도를 그 안에 포함시켰으나 이를 불법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여기까지는 현직 총리로서 오는 10월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판단을 한다고 봐줄 수 있다. 하지만 시장, 도지사, 국회의원들까지 전방위로 나서 한국 때리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인상은 보기 거북하다. 일본의 지나친 국수주의, 제국주의 편린을 2차대전 이후 다시 보는 기분이기 때문이다. 이를 연일 NHK 등 주요 언론기관이 폭포처럼 쏟아내다 보니 일본에서 한국은 동네북이나 다름없다는 특파원 보도다.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사과 발언이 그들에게 호재를 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너무 당연한 일을 그들은 자기 입장에서 두드리기에 열중한다고 국제 간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독도는 한국 영토였지만 일본이 대륙 침략의 전초기지로 한국을 점령하려고 첫 손을 내밀었던 곳이다. 1910년 한일합방 이전 1905년 일본에 편입했다는 강변이 그것이다. 한국의 힘이 미약해 챙기지 않고 두었던 돌덩어리인 독도를 슬그머니 편입한 것은 비밀리에 남의 영토를 빼앗은 것이나 다름없다. 다시 말해 독도는 일본의 한국 침략 제1호인 셈이다. 이 점을 58년 전 당시 변영태 외무장관은 일본에 보낸 외교문서에서 분명히 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일본 지도자들이 최근 한결같이 나서 독도 영유권 주장을 하며 국내 여론을 선도하는 것은 어느 의미에서 한국 재침략의 마수를 보이는 게 아닌가 의구심을 갖게 한다. 그동안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일본의 경제적 입김은 그러지 않아도 우려할 정도다. 특히 해마다 누적되는 대일 무역적자는 그칠 날이 없다. 거기다 최근에는 국제적 통화 위기 대응책으로 맺은 한ㆍ일 양국 간 통화 스와프까지 들먹이고 있다. 당장 노다 총리는 스와프 한도를 줄여 한국의 통화 위기를 조성할 가능성을 저울질한다는 소식이다. 또 국채 매입 축소도 검토된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한국이 그 정도로 흔들릴 약체 경제는 아니다.

인종, 장애인에 대한 차별 발언 등 망언을 일삼는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 지사가 24일 또 한국인 종군위안부가 강제적으로 연행됐다는 증거가 없다면서 어려운 시절 매춘은 이익이 남는 장사라고 발언했다. 도무지 사실을 사실대로 보지 않고 자기 편의적 시각으로만 해석하고 이를 멋대로 말하는 것에 아연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의 미래라는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은 한술 더 떠 1993년 당시 일본 관방장관인 고노 요헤이가 말했던 담화까지 증거가 없다고 부인했다. 일본 헌병에 의해 강제 연행된 한국 종군위안부 사실을 고노 장관이 인정했음에도 20년이 지난 지금 “담화는 담화일 뿐”이라고 간단히 내친 것이다.

양식 있는 일본 지도자도 많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면 우리 지도자들이 본분을 지켜야 한다. 시간을 벌며, 같이 흥분하기보다 독도 문제는 더 분명한 자료들을 찾아내야 한다. 또 미국의 중립을 믿되 끊임없는 설득이 필요하고 일본과 영토 분쟁을 겪는 중국, 러시아와의 공조 폭은 확실히 넓히기 바란다. 이참에 편파적 인사로 외무부에 일본 전문가가 희귀하다는 소식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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