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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fter 스마트라이프 9회>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3D프린터
200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의대. 샴쌍둥이 분리수술을 앞두고 의료진은 고민 중이었다. 성공적인 수술을 위해서는 충분한 예행연습이 필요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아기의 내장과 뼈에 손상이 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사진만으로는 수술 시 어떤 결과가 나올 지 예측이 불가능했다. 해결책으로 등장한 것이 3D프린터다. 샴쌍둥이가 붙어 있는 부분을 자기공명영상장치(MRI)로 찍은 뒤 3D프린터로 출력하자 두 아기의 내장과 뼈가 마치 진짜처럼 구현됐다. 의료진은 3D구조물로 충분히 연습한 결과, 당황하지 않고 실제수술을 진행할 수 있었다. 100시간 정도 걸리는 샴쌍둥이 분리수술이 3D프린터 덕분으로 20시간 만에 성공한 것이다.

3D프린터는 디지털화된 제품의 도면을 실물로 만들어 주는 기계다. 3D프린터용 도면을 전문 소프트웨어로 설계한 후, 이것을 3D프린터에 입력하면 도면을 레이어 단위로 분해해 실제 물건으로 출력한다.

3D프린터는 2000년 초반까지는 단순한 샘플 제작에 많이 활용됐지만 최근에는 의료, 식품, 엔터테인먼트, 생명공학 등 적용분야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3D프린터로 원하는 모형을 출력           출처: thinglab

3D프린터의 장점은 빠른 시간에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물건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물리적인 공정을 통해 제품을 생산했지만, 3D프린터는 모든 과정이 디지털로 이뤄진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미국으로 신발 샘플 하나를 보내려면 제품을 만들고 보내는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지만 3D프린터를 이용하면 한국에서 신발 도면만 미국의 3D프린터로 전송하면 해결된다. 마치 SF영화에 등장하는 물질전송장치와도 같다.

3D프린터의 또 하나의 매력은 우리가 머리 속으로만 상상했던 것을 실체화 시켜준다는 것이다. 2010년에 대지진 참사를 겪었던 일본의 경우, 한 대학이 피해지역인 후쿠시마의 미래모습을 3D프린터로 구현해 빠른 도시 재건에 도움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상상이 아닌 실체화된 후쿠시마의 미래를 보여줘 지역 주민들에게 꿈과 희망까지도 안겨줬다. 3D프린터는 내가 원하는 디자인이나 손으로는 만들기 어려운 것도 한 번에 출력할 수 있다. ‘에어바이크’는 3D프린터를 통해 자전거 한 대가 통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설명서를 보면서 조립할 필요없이 3D프린터에서 출력해 바로 페달만 밟으면 굴러간다. 개인에 맞게 안장 높이, 바퀴 크기, 색깔, 디자인을 바꿀 수 있어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자전거를 가질 수도 있다. 앞으로 기술이 진화하면 가구, 옷, 가방, 장난감, 그릇, 자동차 등 3D프린터로 출력 가능한 모든 제품들을 개인이 원하는 모양과 색상으로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미래에는 홈쇼핑에서 물건을 주문하면 택배가 아니라 3D프린터로 제품이 도착할지도 모른다. 쇼핑호스트들도 “지금 주문하세요”가 아니라 “지금 출력하세요”라고 멘트를 바꿔야 하지 않을까?

김재필 KT 경제경영연구소 팀장/kimjaepil@k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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