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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든’인혁-은아의 무뚝뚝한 멜로를 보는 재미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요즘 배우들은 사투리를 제대로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서울 사람들이 어줍지 않게 구사하는 경상도 말을 이제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해운대연인들’에서 조여정이 고전하는 이유중 하나다.

MBC 월화극 ‘골든타임’에는 경상도 사투리, 특히 부산 사투리와 커플 스타일이 완벽하게 어울리는 커플이 있다. 최인혁(이성민)과 신은아(송선미)의 멜로를 보는 재미가 상승한 요인이기도 하다.

이민우(이선균)와 강재인(황정음)은 서울 말을 쓰건, 부산 말을 쓰건, 충청도 말을 쓰건 상관 없지만 인혁-은아 커플만은 경상도 말을 사용해야 맛이 살아난다.

부산이 고향인 사람들은 이성민과 송선미를 보면서 자신의 부모나 이모, 누나 커플을 연상할지도 모르겠다. 부산 출신인 송선미는 완벽하게 부산말을 구사하며, 이성민은 경북 봉화가 고향이다.


요즘 드라마에서 완벽하게 부산말을 구사하는 배우는 송선미 외에 tvN 시트콤 ‘응답하라 1997’에서 성시원 역을 맡고있는 정은지와 윤제(서인국) 친구 방성재를 연기하는 이시언 정도다.

‘인혁-은아 커플’은 간지럽거나 살가운 표현을 하지 못하는 무뚝뚝한 커플이다. 전형적인 경상도 스타일이다. ‘응답하라~’의 성동일과 이일화 커플보다는 덜 우악스럽지만 뚝뚝 던지고 틱틱거리는 건 마찬가지다.

송선미가 이성민의 의사가운을 다름질해 입혀주려고 하자 이성민은 “왜 그래요”라고 반응한다. 이성민은 이선균, 황정음 등 인턴들이 배웅나오자 “니 나하고 연애하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감이 있고 진심이 있고 배려가 있다. 다만 표현을 잘 못할 뿐이다. 경상도 말이 투박하지만 정감이 있는 것과 비슷하다. 인혁은 중증외상센터 인력 팀을 꾸리기 위해서는 신 선생(송선미)을 꼭 잡아야 된다는 동료 한구(정석용)의 충고에 “내가 저 여자 인생 생각하면 잡으면 안 된다. 나야 병원에 온종일 처박혀 있어도 되지만 꽃다운 나이에 그렇게 살 수는 없지 않으냐”며 송선미를 잡지 않았다.

인혁-은아의 멜로는 장벽이 존재한다. 간호사 은아는 결혼을 약속한 사람이 캐나다에 있다. 그래서 이들의 멜로는 없는 것이 아니냐는 예상도 있었지만 이제 이들의 멜로가 진행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시청자의 요구가 만만치 않다.


황정음이 연기하는 재인 캐릭터는 내용상 잘 어울리지 않아 분량이 적지 않음에도 존재감이 떨어진다. 재인은 인턴인데도 숙달된 의사처럼 폼을 잡는 모습이 별로 공감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찌질한 의사 역이 잘 어울리는 이선균과 황정음은 멜로가 잘 붙지 않는다.

반면 이성민과 송선미는 퉁명스러운 커플이지만 매력이 있다. 최인혁이라는 캐릭터는 시청자에게 ‘희망’을 주는 인물이다. 병원의 제도와 권력관계에 아랑곳하지 않고 ‘환자 있는 곳에 의사 있다’는 명제를 실천하며 환자를 최우선에 두고 있는 최인혁은 의학드라마를 사회고발드라마로 만들고 있다. 이런 인물이라면 멜로는 저절로 붙는다. 멜로가 부족하면 시청자들이 가만히 있지 않는다.

극중 이성민과 송선미는 무뚝뚝해보이고 표현력이 약하지만 ‘무기’를 지니고 있다. 40대 중반인 이성민은 눈빛이 살아있다. 눈이 촉촉히 젖어있어 슬픔이 묻어있다. 남자인 내가 봐도 매력이 있다. 또 30대 후반인 송선미는 극중에서 노처녀 느낌이지만 늘씬하고 이쁘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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