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장동건 “고소영을 향한 외조? 이제라도 잘할 것” (인터뷰)
어느 덧 데뷔 20년 차에 접어든 장동건. 그는 그동안 수많은 작품 속에서 진중하고, 정의로우며,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주로 선보여 왔다. 그런 그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김은숙의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을 통해 보란 듯이 기존의 이미지를 벗어 던져 버렸다.

드라마의 제목은 ‘신사의 품격’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품격’은 찾기 힘들었다. 장동건은 이 드라마를 통해 까칠하면서도 능글맞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를 향해 당당히 ‘짝사랑 하고 있다’고 외치는 매력남 김도진으로 분했다. 가히 신선했다. 많은 이들은 그의 새로운 매력에 또 한번 한번 빠져 들었고, 높은 시청률이 이를 입증했다.

최근 본지와 만난 장동건은 “드라마가 잘 끝난 것 같아 기분이 참 좋다. 특별한 건 없고, 가족여행이나 한 번 갈까 한다”며 웃었다. 마치 길고 긴 방학 숙제를 끝낸 어린 아이처럼 환한 미소를 짓는 그에게서 ‘행복’이 느껴졌다.


사실 로맨틱 코미디는 장동건에게 생소한 장르다. 12년 전 드라마 ‘이브의 모든 것’외에는 딱히 그에게서 멜로 연기를 찾아볼 수는 없었다. 때문에 그는 ‘로코퀸’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김하늘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김하늘이 워낙 이런 장르에는 일각연이 있잖아요. 그래서 처음에는 제가 이것저것 많이 물어봤죠. 드라마도 오랜만에 촬영하는 거라서 초반에는 의지를 굉장히 많이 했어요. 하늘 씨가 연기 모니터링부터 도진과 이수의 수위 문제까지 잘 알려주곤 했죠.”

김도진과 서이수는 다른 세 커플에 비해 유독 닭살스럽다. 자칫 오글거리는 애정신을 촬영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을까.

“각자 커플들이 담당하고 있는 게 있잖아요. 김도진과 서이수는 유치하고, 오글거리는 신이 많죠. 그런 부분이 어려웠던 것 같아요. 제가 평소에 감정표현을 잘 하는 편도 아니거든요. 실제 고소영과는 쿨한 연애를 추구했기 때문에 더 힘들었죠.”

드라마 말미 김도진은 서이수에게 서울 한복판에서 플래시몹 프러포즈를 한다. 이는 여성들의 판타지를 완벽히 충족시켜주는 장면. 그는 촬영 당시를 생각하며 쑥스러운 듯 웃어 보였다.

“그 장면을 촬영할 때 굉장히 즐거웠어요. 배우들이 자기 휴대포을 꺼내 촬영하는 걸 찍는 건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촬영 전날 리허설을 했는데 그 때도 재미있었고요. 좀 오글거리긴 했지만요.(웃음) 실제 제가 했던 프러포즈와는 많이 비교됐죠. 분명히 소영이는 이벤트 하는 남자는 싫다고 했는데, 막상 해주면 좋아할 것 같더라고요.”

그렇다면 그에게 극중 선보인 프러포즈 중 총각이었다면 한 번쯤 시도했을 법한 것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신품’에는 솔로인 남자들이 연애할 때 써먹으면 좋을 만한 대사나 장면이 많은 것 같아요. 저는 서이수에게 구두를 선물하며 ‘진짜로 내게 올 때 신어달라’고 말하는 장면이 가장 좋았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그동안 ‘짝사랑’은 뒤에서 숨어서 하는 약한 사랑이었는데 이 드라마에서는 짝사랑이 당당하게 표현돼 너무 좋았죠.”

한창 장동건이 김도진으로 김하늘과 달달한 로맨스를 펼칠 때쯤 그의 아내 고소영은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거침없는 예능감을 발휘했다. 장동건의 ‘신사의 품격’을 보는 질투 어린 자세부터 두 사람의 공개되지 않았던 이야기까지. 솔직한 그의 입담은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사실 본방 때는 드라마를 늘 촬영하고 있어서, 아내와 함께 본 적이 없어요. 돌이켜 보면 둘이 같이 안 본게 오히려 좋은 것 같아요. 아내 입장에서는 보기 불편한 장면도 굉장히 많았을 테니까요. ‘힐링캠프’는 방송 전에 걱정도 많이 했죠. 워낙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감정에 솔직한 사람이라서요. 그런데 방송을 보니 재밌게 얘기를 잘 한 것 같아서 저도 좋더라고요.”

그는 아내 고소영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고소영이 한창 아이 출산과 육아에 전념할 당시 그는 바쁜 일정 탓에 대부분을 촬영장에서 지냈기 때문이다.

“‘마이웨이’ 촬영부터 지금까지 촬영장에서 너무 많은 말을 보내서, 외조라고 내세울 만한 게 없는 것 같아요. 이제라도 잘해야죠. 제 아들이 누굴 닮았냐고요? 지금까지는 엄마를 닮았는데 점점 저를 닮아가는 것 같아요. 쌍꺼풀도 두꺼워지고, 많이 느끼해지고 있거든요.(웃음)”

김도진과 서이수가 다소 짙은 스킨십의 다정한 멜로를 그려냈다면 최윤과 메아리는 상대적으로 풋풋한 로맨스를 펼쳤다. 그 역시 제일 예쁜 커플로 이 두 사람을 꼽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최윤 캐릭터가 탐난 것은 아니다.

“제일 예쁜 건 최윤 메아리 커플이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풋풋하니까요. 일단 윤이 캐릭터를 하면 잘 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제 스스로가 재미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태산이 역할은 제가 잘할 수 없을 것 같고요. 정록 캐릭터는 꼭 한 번 해보면 재밌을 것 같네요.(웃음)”

‘신사의 품격’은 네 남자의 사랑 외에도 이들의 우정으로, 친구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특히 본격적인 방송 시작 전 보여주는 매회 다른 에필로그는 우정을 전적으로 다뤘다는 평이다. 그는 이 드라마로 소중한 친구들을 얻었고, 또한 자신의 실제 친구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에필로그가 다 너무 재미있었어요. 촬영하면서도 너무 재밌었고요. 일단 정록이의 알리바이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 강남역을 셋이서 뛰던 장면, 윤이 전처 장례식 때 달려갔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개인적으로 이 드라마를 하면서 가장 큰 성과는 좋은 친구들을 사귄 것이라고 생각해요. 40대 넘어서 알게 된 친구들 대부분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거나 일적으로 만나는 것이잖아요. 하지만 이런 역할을 하면서 친해지다보니 근 4개월 만에 인생의 훌륭한 동반자들을 얻었어요. ‘신품’으로 인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그는 중년의 사랑과 젊은 시절의 사랑에 대한 차이점을 밝혔다.

“40대라고 해서 사랑이 다르지 않죠. 40대 역시 사랑 앞에서는 유치한 걸 고스란히 보여준 드라마 같아요. 40대는 뭔가 성숙하고 깊이 있는 감정이 아닐까 하지만, 사실 사랑이 다 똑같잖아요. 나이가 들어도 질투하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좋아하는 감정이 생기면 누구나 유치학 변하고, 쉽게 질투하기 마련이잖아요.”


양지원 이슈팀기자/ ent@, 사진 송재원 기자 sunny@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