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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줄 급한 윤석금회장 결단…추후 재인수 가능성도
웅진코웨이, 투자 유치서 매각 원점선회 왜?
돈줄이 급한 웅진그룹(회장 윤석금)이 결국 돌고 돌아 웅진코웨이를 완전히 매각하고 1조2000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대상은 그동안 유력 인수 후보로 수차 거론되던 MBK파트너스다. 웅진은 지난 7월 KTB사모펀드와 함께 신설법인을 설립한 뒤 웅진코웨이 경영권은 유지하면서 투자 유치를 하는 방향에 합의했으나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것이다.

웅진은 지난 15일 MBK파트너스에 지주사인 웅진홀딩스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 30.9%(2100만여주)를 전량 매각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주식 처분 예정일은 다음달 28일이며, 장외거래를 통해 주당 5만원에 처분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웅진그룹은 1조1917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애초 KTB사모펀드와 신설법인을 설립해 자금은 유치하면서 웅진코웨이 경영을 계속하려던 웅진그룹은 자금 유입이 늦어질 것으로 예상해 MBK를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웅진홀딩스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지난 8일 ‘A-’에서 ‘BBB+’로 강등되는 등 시급한 자금 조달의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양사는 웅진그룹의 재무구조를 빠르게 개선하는 것이 최우선이라 판단해 상호 합의를 통해 투자 유치계획을 해지했다고 설명했다.

신설법인 설립과 투자 유치에는 자본시장통합법 등 관련 법률 기준 충족과 자금 유치 과정에 3~4개월이 소요된다. 반면 MBK는 이미 투자자금을 확보해 다음달 말이면 자금 유입이 가능하다.

지주사인 극동건설 인수에 따른 웅진홀딩스의 단기 차입금 등 장ㆍ단기 부채 규모는 9000억원에 달한다. 또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태양광 사업(웅진에너지, 웅진폴리실리콘)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신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 3~4년 뒤 경영권 재매각에 따른 재인수를 위해 사모펀드를 택했다는 분석도 있다. 사모펀드는 통상 투자 수익 극대화 시점에 회사를 되팔기 때문이다.

신광수 웅진홀딩스 대표는 “MBK파트너스와의 본계약 체결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필요한 자금을 확보했다. 보다 빠르게 사업구조의 안정화와 새로운 성장을 시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밖에 매각과 투자 유치 번복에 따른 기업 이미지 실추도 이번 매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은 웅진코웨이의 우선협상자 후보로 거론돼왔던 GS리테일, 중국 콩카그룹, KTB사모펀드와 매각계획을 백지화해 빈축을 샀다.

그룹 내 주력이던 웅진코웨이 매각에 따라 매출액 1조원대의 웅진케미칼이 향후 기둥 역할을 하게 됐다. 웅진홀딩스는 지난 5월 웅진코웨이가 보유 중인 웅진케미칼 지분 46.3%(2억1464만주)를 주당 830원씩 총 1781억원에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원래 계획대로 웅진케미칼을 웅진코웨이로부터 인수해 그룹의 주요 사업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문술 기자>
/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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