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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축은행 年30%대 ‘고리장사’
최고 38.9% 법정 한도 맞먹어1금융 돈줄 막힌 저신용자 대상고금리 잇속 채우기 급급 비판
최고 38.9% 법정 한도 맞먹어
1금융 돈줄 막힌 저신용자 대상
고금리 잇속 채우기 급급 비판


저신용자를 타킷으로 한 저축은행의 ‘고금리 장사’가 도를 넘고 있다. 일부 저축은행의 신용대출금리는 대부업 법정 최고이자율(연 39%)과 맞먹는다. 신용도가 낮아 번번히 대출을 거절당한 서러움을 겪은 저신용자의 심리를 악용해 ‘수익 올리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16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서울 및 수도권을 거점으로 저신용자에게 ‘신용대출상품’을 팔고 있는 19개 저축은행 중 12곳의 신용대출금리(가중평균)가 30%를 훌쩍 넘고 있다. 나머지 7개 저축은행 중 3곳은 20%대 중후반, 다른 3곳은 10%대 초반, 1곳은 저신용자에 대한 신용대출 실적이 미미하다.

저축은행의 신용대출상품을 이용하는 고객층은 신용등급 5~8등급인 저신용자로, 은행 등 1금융권에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없다. 저축은행들은 이들이 대출 금리보다 대출 가능 여부에 더 큰 관심을 둔다는 점을 이용해 과도하게 높은 금리를 매기고 있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을 찾는 고객들은 이미 ‘고금리 이자’를 생각하고 온다”면서 “이들에게는 대출이 가능한지, 대출 한도는 얼마나 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저축은행의 신용대출금리를 비교해보면, 인천에서 영업 중인 인성저축은행(상품명 행복론)은 주고객층인 신용등급 6등급 고객에게 연 38.9%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서울에 본점을 둔 예가람저축은행(라이브S론)도 6등급 저신용자에게 연 38.3%의 금리를 매긴다. 이들 두 저축은행의 신용대출금리는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와 1%포인트(p)도 차이나지 않는다.

대형저축은행도 다를 바 없다. 현대증권이 운영 중인 현대저축은행(세이빙론)과 대형사인 신라저축은행(S뱅크론)은 각각 6등급, 7등급 고객에게 37%대의 높은 금리를 부과하고 있다. 총자산 규모 1, 2위인 현대스위스저축은행(알프스직장인)과 HK저축은행(119머니)도 30%대 고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회사별로 손실율과 영업 비용, 대출 한도 등이 다르기 때문에 금리차가 발생한다”면서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저신용자들이 2금융권으로 몰리고 있는 것도 금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저축은행의 대출금리가 좀처럼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저축은행의 일반대출금리는 연 15.73%로 1년 전과 비교해 0.66%p 올랐다. 같은 기간 정기예금 금리는 0.78%p 떨어졌다.

통상 저축은행의 대출금리는 예금금리가 떨어지면 동반 하락하는 구조인데 지난 1년 간 대출금리는 오히려 올랐다. 6월 예대금리차는 5개월 만에 최대인 11.45%p를 나타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신용자들이 대부업체로 가기 전 마지막으로 손을 내미는 곳이 저축은행”이라면서 “은행권과 보험업계에 이어 저축은행권도 대출금리 인하를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최진성 기자 /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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