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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fter 스마트라이프> 무심코 쓰는 전기 IT로 시각화…절전습관 키우고 누전 개선도
⑦ 스마트그리드
전기 때문에 난리다. 지난주에는 사상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면서 전력 수요가 크게 늘어나 ‘주의’ 경보까지 발령돼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블랙아웃’이라는 대규모 정전 사태까지 초래할 수 있는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전력 수급은 조금씩 안정을 되찾고 있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전기요금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각 가정과 기업에서는 전기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전력난에 대한 해결책으로 요즘 많이 언급되고 있는 것이 ‘스마트그리드(Smart Grid)’다. 스마트그리드란, 기존 전력망에 IT를 접목해 전력효율을 최적화하는 지능형 전력망을 의미한다.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 방향으로 실시간 전력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공급자는 전력 사용 현황을 모니터링해 공급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고 소비자는 전기요금이 비싼 시간대를 피해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한 전기 사용이 가능한 것은 ‘HEMS(Home Energy Management System)’라고 하는 가정용 에너지 관리 시스템 덕분이다. 스마트미터가 실시간으로 전력 단가를 분석해 전기요금이 비싼 시간대에는 세탁기나 조명 등 불필요한 가전제품의 작동을 차단하고, 소비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자기 집의 전력 사용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 스마트그리드가 도입되면 약 3조원의 발전소 건설비용을 줄일 수 있고, 가정에서는 30~40% 정도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카를 통해 전기를 공급받는 미래형 스마트하우스. [자료=닛산]

스마트그리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전기를 IT로 시각화해 소비자에게 정보로 제공한다. HEMS를 통해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전기량과 요금을 보면서 소비자는 ‘절전’에 대한 욕구를 강하게 느낄 것이다. 또 소비자의 전기 사용 정보를 데이터화해 잘못된 전기 이용 습관과 가정 내 누전 상황까지도 개선해 과도한 전기 사용에 따른 피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다.

스마트그리드는 단순히 전기요금을 절약하는 것은 물론, 전기를 생산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데 더 큰 매력이 있다. 태양열이나 풍력ㆍ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가정에서 전기를 생산하면 축전지에 비축해 사용하거나 전력회사에 되팔 수 있다. 일본에서는 태양광 발전을 통해 연간 약 300만원의 수입을 얻는 가정도 있다. 하지만 불규칙적인 자연환경에 기반을 둔 발전은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자동차를 이용해 전력을 공급받는 시스템까지 등장했다. 도요타와 닛산은 하이브리드카의 배터리를 가정에 공급해 차 1대로 약 나흘치의 전력을 조달하고 있다. 자연재해나 정전 발생 시에 비상발전용으로 쓰일 수 있어 가정은 물론 병원ㆍ학교ㆍ농어촌 등에도 매우 유용하다.

옷이나 가방ㆍ휴대전화 등에 태양열 집적판을 삽입해 걸어다니면서 전기를 모아 집에 와서 모아둔 전기를 꺼내쓰는, 이른바 ‘전기 자급자족’ 시대가 도래할 날도 머지않았다.

김재필 KT 경제경영연구소팀장/kimjaepil@k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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