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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령’ 송하윤 “의식하지 말고 인식하면서..” (인터뷰)
“의식하지 말고 인식하면서 옆에 있던 사람처럼 편안한 연기 보여드릴게요.“

배우 송하윤은 올 한해 영화 ‘화차’의 한나, ‘나는 공무원이다’의 미선, 드라마 ‘유령’의 최승연 등 다양한 캐릭터로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유령’은 그가 ‘여름햇빛’이라는 의미를 가진 송하윤으로 개명한 뒤 만난 첫 작품이기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

“처음에는 송하윤이라는 이름에 적응을 잘 못했어요. 그래도 현장에서 ‘하윤 씨’라고 부르면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을 먹을 수 있었거든요.”


지난 8월 9일 오전 서울 논현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유령’ 종영을 몇 시간 앞두고 있는 송하윤과의 만남을 가졌다. 그는 ‘나는 공무원이다’ 때나 ‘화차’ 때와는 다른 한층 더 성숙해진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저에게 있어 ‘유령’이라는 작품은 사람을 남겨준 것 같아요. 촬영을 하면서 선배님들에게 ‘인생이 이런 것이다’라고 느꼈어요. 작품을 하면서 세상을 배웠죠.”

무엇보다 그에게 물어보고 싶었던 것은 ‘유령’의 결말이었다. 하지만 그는 결말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함구하며, 몇 시간 뒤를 기약하기를 원했다.

# 종영 ‘유령’, 어떤 것을 남겼나?

송하윤은 ‘유령’의 촬영을 모두 마친 상태였다. 마지막 회를 남겨둔 그는 어떤 심정일까.

“드라마 종영 한 달 전부터 압박감이 있었어요. ‘한 달 밖에 안남았네’라는 생각에 슬프고 아쉽고 모둘 바를 몰라했죠.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별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됐었죠. 곽도원 선배한테 ‘우리 한 달 밖에 안 남았네요’라고 말했더니, ‘나는 쫑파티 때 눈물이 날 것 같아’라고 하셨어요. 전 혼자 슬퍼하고 있는 줄 알았거든요. 막상 쫑파티 자리에서는 편하고 좋았어요. 오히려 홀가분한 기분이 들었어요.”

얼마 전 까지만해도 ‘이 사람들을 못 보면 어떡하지?’라고 걱정했던 송하윤은 이제 ‘좋은 사람들이 곁에 남았다’다는 것을 깨달았다. 극중 많은 시간 동안 함께 호흡을 맞췄던 곽도원은 그의 좋은 멘토였다.

“마지막 촬영 날 곽도원 선배가 ‘의식을 하지 말고 인식을 하면 몸도 정신도 편해진다’는 말을 해 주셨어요. 그 순간 머리 한 쪽이 짜르르 하면서 뭔가 깨달았던 것 같아요. 그 이후로 많이 달라졌던 것 같아요.”

닮은 곳이라고는 전혀 없는 곽도원과 송하윤은 묘하게 어울리는 구석이 있다. 그 덕분일까? ‘유령’ 마지막 회에서 두 사람은 러브라인의 결실을 맺으며 해피엔딩을 그렸다. 이제는 동네 꼬마들도 그를 ‘쪼린 감자’로 알아볼 정도로 ‘유령’은 그에게 많은 것을 남겨준 작품으로 기억된다.

# 마음의 치유, ‘나는 공무원이다’와의 만남

송하윤의 본명은 김미선이며, 영화 ‘나는 공무원이다’에서 극중 이름은 미선이다. 그에게 있어 이 작품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제가 지금처럼 변할 수 있었던 것은 ‘나는 공무원이다’ 덕분이에요. 심적으로 힘들어하던 저에게 구자홍 감독님과의 만남은 큰 행운이었어요. 연기가 아니라 재미있게 논다고 생각하며 카메라도 의식 못할 정도로 무아지경에 빠져있었던 것 같아요. 나중에 영화를 보면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마음의 치유가 정말 많이 됐었어요.”

그는 ‘나는 공무원이다’에서 인디 밴드 삼삼은구의 키보드 주자 미선 역을 맡았다. 실제로 그는 영화 촬영이 끝나고도 이들과 6개월 정도 연습을 같이 했다고 알려졌다. 가끔 그 자리에는 윤제문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송하윤에게 있어 ‘나는 공무원이다’와의 만남은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힐링 타임’인 셈이다. 모든 걱정을 내려놓은 채, 본래의 나로 돌아갈 수 있었던 시간. 그만큼 소중한 것은 없을 것이다.

그는 ‘유령’을 통해 새삼 드라마의 즉시성에 대해 느꼈다. 주변 지인들은 그에게 “영화 열 편 보다 드라마 한 편이 다르긴 하지?”라는 질문을 자주 건넨다.

“영화는 천천히 스며들 수 있는 시간이 있으니까 좋은 것 같아요. 드라마는 빠름에서 오는 긴장감도 있고, 그동안 부족했던 순발력 등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어요. 반응도 영화에 비해 바로바로 오잖아요.”

송하윤은 현재 세상과의 실질적인 소통에 응하고 있다. 그는 선배들을 통해, 작품을 통해, 무대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전달하는 방법을 배워가는 중이다.

“10년 후에도 ‘나는 공무원이다’ ‘화차’ ‘유령’은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의식하지 않고 인식하면서 옆에 있는 사람처럼 편안한 연기를 보여드릴게요.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지켜봐주세요.”

새 이름으로 이제 막 첫 발을 내딛은 배우 송하윤. 그가 앞으로 쌓아갈 새로운 필모그래피에 기대를 가져본다.

조정원 이슈팀 기자 chojw00@ 사진 송재원 기자 su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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