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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란의 양승은, 이번엔 모자도 깃털도 없었지만…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이번엔 모자도 깃털도 없었다. 다채로운 색상의 모자를 의상에 맞춰 17개나 준비해간 양승은 MBC 아나운서가 8일 방송에서는 깔끔하고 단정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MBC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로 치달을 때, ‘노조탈퇴’를 선언한 뒤 ‘뉴스데스크’ 앵커로 발탁된 양 아나운서는 이후 런던행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달 28일 런던올림픽의 개막과 동시에 신호탄을 쏟아올린 양 아나운서의 중계 첫 의상은 바로 검은색 원피스에 밝은 색상의 베레모였다. 양 아나운서의 이날 의상에 대한 시청자들이 쏟아낸 의견은 바로 ‘장례식 패션’. 논란은 이 때부터 시작됐다.

다음날이었던 29일 양 아나운서는 싱그러운 올리브빛이 감도는 원피스와 비슷한 스타일의 모자를 다시 한 번 착용한 채 등장했다. ‘멜론을 얹었냐’는 반응이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양 아나운서가 ‘런던올림픽 패션 테러리스트’로 등극하려는 조짐이 보이고 있었다.

문제는 양 아나운서의 의상논란은 기어이 희화화되고 말았다는 것. 30일 양 아나운서는 흰색의 원피스에 밀집 소재의 자그마한 모자를 쓰고 등장했다. 결국 ‘딤섬 찜통’이라는 조롱이 나왔다.

‘웃음거리’가 된 양 아나운서의 모자 패션에는 그러나 이유가 있었다. ‘신사의 나라’ 영국에서 여성 정장패션의 완성은 바로 모자였던 것. 실제로 여왕 엘리자베스 2세나 왕세자비 케이트 미들턴이 공식석상에서 보여온 스타일링의 마지막엔 다양한 디자인의 모자가 있었다.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올림픽인 만큼 양 아나운서 역시 개최국의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고 현장 분위기를 생생히 전달하려한 ‘노력의 일환’이었던 것이다.


2김주하 앵커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그리스 여신’들을 연상시키는 의상으로 화제를 모으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방현주 아나운서가 중국 전통의상인 치파오를 간간히 차려입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시청자들은 그러나 양 아나운서의 의상을 조롱거리로 삼으며 급기야 티아라 사태의 화근이 됐던 ‘의지’ 수식어까지 붙였다. “모자를 쓰겠다”는 ‘양승은의 의지’는 때문에 인기검색어가 됐을 정도다. “거슬린다”, “뉴스에 방해된다”는 일차적인 비판은 물론 ‘패기의 양승은’이라는 조소도 피할 수 없다.

논란이 있은 이후 며칠간 모자를 쓰지 않고 중계석에 앉았다가 다시 런던으로 가져간 모자를 쓰고 나온 이후 붙게된 불명예스러운 수식어다. 심지어 올림픽보다 자신이 주인공이 되고 싶은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온다.

양 아나운서는 이후 모자와 코사지, 깃털 등의 장식을 번갈아 사용하며 여전히 런던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물론 8일에는 붉은 빛깔의 원피스를 입고 모자를 착용하지 않은 채 등장했다. 그런데도 시청자들은 폐막식을 향해가는 런던올림픽에서 양 아나운서의 의상을 ‘경기결과’만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특히 양 아나운서가 시도했던 노력의 흔적에 대한 옹호론은 현재까지도 없다. 이는 ‘선정적인 의상’으로 비난받은 올림픽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방송인들이 빚어낸 의상논란이나 희화화를 넘어 신뢰를 줘야하는 ‘뉴스보도’라는 기본에서 벗어났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때문에 시청자들은 지금도 “오늘은 쓰지 않았지만 내일은 어떻게 나올지 기대된다”, “양승은의 패기는 어디까지일지 궁금하다”, “아무래도 17개를 다 쓰고 말 것 같은데”라는 반응만 쏟아내고 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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