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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숙명의 라이벌’ 한일전, 일본이 이긴다…왜?
[헤럴드경제=고재영 인턴기자]2012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영원한 라이벌’ 한국과 일본이 만나게 되자, 양국 언론과 국민들은 오는 11일(한국시간)에 있을 한일전 결과에 대한 갖은 추측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예측 하나가 더해졌다. 이번 한일전에서 ‘일본의 승리’를 점치는 보도다. 그 이유로는 일본 민영방송 ‘TBS가 한일전을 중계하지 않는다’는 것을 꼽았다.

도쿄스포츠(東スポ)는 지난 8일 “불안 적중! 런던에서도 발휘된 ‘TBS의 저주’”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날 있었던 일본과 멕시코의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4강전 패배의 원인을 ‘TBS가 중계한 경기는 진다’는 징크스에 찾아냈다.

신문은 “일본이 이집트를 이겨, 4강 진출을 결정지었던 지난 4일의 시합은 니혼테레비가 중계해 평균 시청률 23.9%, 최고 시청률 38.5%를 기록했다”면서 “방송계에서는 일본과 멕시코의 4강전을 중계하는 TBS 측의 기대감도 커졌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내용을 통해 멕시코전 직전의 일본 방송계의 공기를 설명했다. 


TBS의 입장은 전혀 달랐다. TBS 관계자는 도쿄스포츠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혀 기대감을 가지지 않았다”면서 “실은 우리가 일본 축구 대표팀의 경기를 중계하면, 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에는 중요한 시합에서 죄다 지고 있어 직원들 사이에서도 이 이야기가 계속 나돌고 있다”는 말로 ‘TBS의 저주’를 떠올렸다.

실제로 최근 TBS가 중계한 경기의 패전율은 심각하다.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전이었던 파라과이전,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예선이었던 북한전, 우즈베키스탄전 등 주요 경기가 모두 그랬다. 다른 민영방송국의 관계자들 사이에서 “TBS가 중계하기 때문에 멕시코전은 위험한데”라는 말이 돌았던 것도 때문에 납득할 만하다.

그뿐이 아니다. 런던 올림픽 기간 중 ‘TBS의 저주’는 축구 이외의 경기에서도 두드러졌다. 대회 2일째에 중계한 남자 유도 66kg급의 에비누마 마사시는 동메달 획득에 그쳤고, 여자 52kg급의 나카무라 미사토는 2회전에서 패했다. 대회 6일째에는 남자 100kg급의 아나이 타카마사와 여자 78kg급의 오가타 아카리 모두 2회전에서 지고 말았다. ‘유도종주국의 몰락’ 뒤엔 ‘TBS의 저주’가 숨은 셈이 된 것이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일본의 ‘테니스 영웅’인 니시코리 케이도 같은날 있었던 델 포트로와의 경기에서 패전했다. TBS의 중계였다.


그렇다 해도 저주로까지 일컬어지는 현상황이 TBS 관계자들 사이에서 달가울리 없다. 멕시코전이 있기 전날, TBS의 또다른 관계자는 “어떤 비판이 나올지 모르겠다. 실제로 온라인 상에서는 이미 TBS를 비난하는 움직임도 있다고 한다. 어쨌든 일본이 이겨준다면 문제는 없다”고 말하면서도 “시합 당일은 아침부터 직원들끼리 액땜행사에 가자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경기결과의 불안감을 고스란히 전했다. 사실 1996년 애틀란타올림픽의 ‘마이애미의 기적(일본이 브라질을 1대 0으로 이긴 경기)’을 중계한 곳이 TBS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지금의 불명예스러운 ‘저주’는 TBS 관계자들 사이에선 다소 억울한 수준. 결과는 그러나 ’또다시 패전’이었다.

오는 11일에 있을 한일전은 TBS가 중계하지 않는 까닭에 일본에서는 동메달 결정전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유럽의 주요 베팅 업체들이 한일전에서 일본이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는 보도는 국내 축구팬 사이에선 희소식일 수 없다. 이에 국내 누리꾼들은 “해봐야 알지”, “이딴거 올리니까 부정타는거야”라는 말로 애써 부인했고, 일본의 누리꾼들은 ‘TBS의 저주’를 피하게 될 한일전의 승리를 예측하며 “역시 대표팀 경기는 테레비아사히나 NHK야”, “스포츠는 NHK가 제일 좋다”“NHK에게 맡겨주세요”라는 반응을 전하고 있다.

JYKO42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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