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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년전 야구한일전의 환호…홍명보號가 되살린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서 日 제압
박찬호·정대현 등 병역면제혜택

11일새벽 명예 걸린 축구3·4위전
전력 엇비슷…정신력이 승패좌우



올림픽 첫 메달을 건 단 한 번의 승부. 상대는 일본이다. 이기면 전 세계인 앞에서 아시아의 맹주가 누구인지 입증할 수 있다. 병역문제도 말끔이 해결된다. 자존심과 명예ㆍ미래까지 걸려 있는 한판승부, 홍명보 호의 운명이 11일(한국시간) 결정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런던올림픽 축구대표팀은 이날 새벽 웨일스 카디프시티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숙적 일본과 3~4위전을 치른다. 비록 준결승에서 브라질에 참패를 당해 기세는 한풀 꺾였지만 선수들은 마지막으로 허락된 90분을 후회없이 뛰겠다는 각오다.

객관적으로 양팀의 전력은 엇비슷하다. 조별리그와 토너먼트를 거치느라 남아 있는 체력이 없다. 준결승에서 한국은 브라질을 상대로 초반 거세게 몰아붙였지만 곧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일본도 선제골을 넣으며 기세를 올렸지만 체력이 달리자 자랑하던 조직력이 무너지면서 고개를 떨궜다.

남은 것은 정신력이다. 일본전은 여타 경기와 차원이 다르다. 정치ㆍ사회적으로 팽팽한 긴장감은 그라운드에서 불을 뿜는다. 경기가 열리는 곳이 개최국 영국 단일팀을 꺾은 카디프시티 밀레니엄 스타디움이란 점도 유리하다. 그때 흘린 땀방울이 아직 마르지도 않았다. 그 땀냄새에 선수들의 투혼은 배가 될 것이다.

또 동메달을 따면 병역 걱정을 떨칠 수 있다는 점은 젊은 선수의 이를 악물게 한다. 이 모두가 일본 선수보다 반 걸음 더 뛸 힘이 솟는 원천이다. 영국전에서 부상을 당한 골키퍼 정성룡은 반드시 뛰겠다며 벌써부터 승리를 벼르고 있다.

한국이 유독 국제대회에서 일본에 강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한 수 위로 평가받는 일본을 꺾고 2000 시드니올림픽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박찬호 정대현 손민한 장성호 등이 병역 혜택을 받았다. 이승엽은 올림픽에서 타율 0.179(28타수 5안타)에 홈런은 고작 1개로 부진했지만 ‘국민타자’란 칭송을 받았다. 그 단 하나의 홈런이 예선리그에서 일본의 자랑 마쓰자카로부터 뽑아낸 것이었고, 5개의 안타 가운데 하나가 3~4위 전 8회말에 극적으로 터진 2타점 2루타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선수라도 단숨에 영웅이 될 수 있는 경기가 바로 일본전이다. 12년 전 시드니올림픽에서 야구대표팀이 누린 이 모든 영광이 지금 홍명보 호의 눈 앞에 와 있다. 


<김우영 기자>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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