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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5년째 ‘원맨 원엔진’…장인의 영혼담은 ‘심장’이 태어나죠”
제작자 1명이 25단계 공정 완수
완성품에 65명 각자 이름표 부착


[아팔터바흐(독일)=김상수 기자] “엔진마다 제작자의 이름이 새겨집니다. 한 대 한 대마다 제작자의 영혼이 담겨 있죠.”

AMG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고성능차 모델이다. AMG라는 이름만으로도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선 선망의 대상이다. 최근 인기를 끈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김도진(장동건 분)이 서이수(김하늘 분)보다 애지중지하는 자동차, ‘베티’ 역시 ML63 AMG 모델이다. 장인정신이 숨 쉬는 AMG 본사 공장을 방문해 AMG의 오늘날과 미래를 엿봤다.

독일 자동차공업의 중심, 슈투트가르트에서 남서쪽 방향으로 30분가량 이동하자 아팔터바흐가 등장했다. 이 한적한 도시가 바로 모든 AMG의 심장이 태어나는 ‘메르세데스 AMG’ 본사다. 도착하자마자 정문 앞에 걸려 있는 태극기가 눈길을 끌었다. 공장 견학을 담당하는 알렉산더 웨버는 “방문객이 있을 때마다 해당 국가의 국기를 걸어놓는다”며 “고객 서비스의 일환”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메르세데스 AMG 엔진공장에서 엔진 조립자가 완성된 엔진에 자신의 이름이 들어가 있는 명판을 부착하고 있다.

AMG는 1967년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을 고성능 모델로 튜닝하는 회사로 시작했다. 에버하드 멜커, 그로사스파크 등 두 창업자의 이름과 지명의 머리글자를 따 ‘AMG’라는 이름이 탄생했다. 이후 2005년 메르세데스 벤츠가 지분 전체를 인수해 다임러 그룹의 일원이 됐고, 현재 메르세데스 벤츠의 모델별로 고성능차가 AMG란 이름하에 나오고 있다. 1억~2억원대에 이르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라인업이다.

모든 AMG 모델의 엔진이 생산되는 본사의 엔진공장은 보통의 자동차 공장과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빽빽하게 돌아가는 컨베이어 벨트도 없고, 코를 괴롭히는 냄새나 기름기 등 자동차 공장이라면 흔하게 접할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한가한 공장 내부에선 작업자가 개인 작업대를 몰고 공장을 오가는 중이었다. 알렉산더 웨버는 “원맨 원엔진(one man one engine)이란 고유의 생산방식을 45년째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방식은 컨베이어 벨트 옆에서 한 가지 단순작업을 반복하는 분업 방식 대신 한 명의 작업자가 직접 25단계의 공정을 옮겨가며 하나의 엔진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고도의 숙련된 작업자를 보유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3~5시간에 걸쳐 엔진 작업을 마치면 작업자는 자신의 서명이 담긴 명판을 엔진에 부착한다. 현재 65명의 전문가가 이 같은 엔진 조립을 담당하고 있다. 본인의 이름을 걸고 엔진을 책임지겠다는 정신, 이게 AMG가 ‘원맨 원엔진’을 고수하는 이유이다. AMG 측은 “방문 고객 중에는 엔진 조립자를 직접 만날 기회도 있으며, 특정 조립자를 선호하는 고객도 있다. 이게 모두 ‘원맨 원엔진’이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전했다. 

메르세데스 AMG 엔진공장에서 작업자가 ‘원맨 원엔진’방식에 따라 공정을 돌며 엔진을 조립하고 있다.

끊임없이 더 뛰어난 차량 개발만을 목표로 달려온 AMG는 이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출시할 A클래스 45 AMG가 그 출발이다. 토비아스 뫼르스 메르세데스 차량개발 총괄 디렉터는 “AMG도 이제 연료 효율성 등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며 “메르세데스 벤츠의 가장 작은 라인업, A클래스에 AMG 모델을 도입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중장기 판매전략에서 A클래스가 큰 역할을 차지할 것”이라며 “메르세데스 벤츠의 안락함에 AMG의 강력함이 결합돼 높은 인기를 누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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