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창훈 기자］올해 7월 한국계 사무라이본드 공모 발행액이 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30일 국제금융센터와 은행업계 등에 따르면 7월 한국계 사무라이본드 공모 발행액은 1000억엔을 넘어섰다. 올들어 7월까지 공모 발행된 한국계 사무라이본드는 모두 2700억엔으로 지난해 연간 발행액 3700억엔의 73%에 달한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5월에 한국물 사상 최대 규모인 1000억엔을 발행했다. 7월엔 신한은행도 설립 후 처음으로 350억엔을 발행하는 등 은행의 조달 사례가 부쩍 늘었다.

한국계 사무라이본드는 한국 기업 등이 일본에서 엔화로 발행하는 채권으로 일본계 자금을 한국으로 들여오는 수단이다.

이처럼 사무라이본드 발행액이 급증한 것은 일본이 유럽이나 미국보다 절대적으로 낮은 금리 수준을 기록 중이기 때문이다. 엔화 스와프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하는 사무라이본드 발행금리는 보통 1.5% 내외에서 결정된다. 미 달러화나 유로화 표시 채권 발행금리는 3.5%안팎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본이 큰 자본시장이지만 미국ㆍ유럽보다 대외 충격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다”면서 “이 점이 자금조달 창구 다변화를 꾀하는 우리나라 은행들의 이해관계와 맞았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으로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Dealogic)에 따르면 올해 6월 중순까지 사무라이본드 발행액은 총 1조2640억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달러화와 유로화 표시 채권은 1조4880억달러와 7016억달러가 발행돼 4.5%, 23.0%씩 감소했다. 글로벌 재정위기 이후 투자 다변화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한국계 외화채권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감지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상반기에 발행된 한국계 외화채권(사모 발행 포함) 중 호주 달러 표시물의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0%대에서 올해 4.4%로 늘어났다.

말레이시아 링깃 표시 채권의 비중은 같은 기간 1.3%에서 3.7%로 증가했다. 1.1%를 차지한 태국 바트화 채권은 3.2%로 확대됐다.

국제금융센터 김윤경 연구위원은 “7월 사무라이본드 발행액이 월별 최대치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전체 엔화 표시 채권의 비중은 다소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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