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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너’를 넘고…
수영男 박태환-쑨양
200m·400m등 3종목 자존심 대결
기록우위보다 컨디션이 메달색 결정

양궁男 임동현-엘리슨
세계최강 한국 위협 美 신궁 엘리슨
임동현 ‘그랜드슬램 달성’ 최대고비

펜싱女 플뢰레 남현희-베잘리
남현희 역대전적 1승8패 절대 열세
노련한 페인트 공격·찌르기로 승부


‘너를 넘어야 내가 웃는다.’

스포츠는 예측이 빗나가기 때문에 더욱 흥미로운 법이다. 세계랭킹 1위가 늘 이기고, 세계최강팀이 항상 우승한다면 스포츠처럼 재미없는 분야도 없을 것이다. 이처럼 변화무쌍한 결과가 빚어지는 스포츠를 더욱 짜릿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라이벌 대결. 최동원과 선동열, 양키스와 레드삭스, 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의 맞대결이 다른 경기보다 더욱 팬들의 기억에 깊이 각인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들이 벌이는 경기는 단순한 성적과 기록만으로는 결과를 점칠 수 없다. 서로를 넘어서겠다는 승부욕과 집중력이 커다란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런던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가운데 놓고 숙명의 대결이 여러 차례 벌어지게 된다. 그 주인공들은….


▶수영 남자 400m 박태환-쑨양

4년 전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박태환과 쑨양. 한국과 중국의 국민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둘의 대결은 양국 자존심의 대결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이번에도 약속이나 한 듯 200mㆍ400mㆍ1500m 3종목에 출전해 맞대결을 벌인다.

동양인들에겐 불모지였던 이 종목에서 동시에 아시아의 강자 두 명이 출현한 것 자체도 이색적이다. 이미 쑨양의 선배 장린을 상대로 KO승을 거뒀던 박태환은 쑨양과의 대결에서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현재 기록은 쑨양이 조금 앞서지만 박태환만 만나면 좋은 기억이 많지 않다. 2008 베이징 올림픽,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1 상하이 세계선수권 등 쑨양의 홈인 중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박태환이 모두 승리했다.

당시에도 기록상 쑨양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결기 어린 박태환의 스트로크 앞에 예상은 무용지물이 됐다. 1500m에서는 쑨양의 금메달이 유력하다. 하지만 200m과 400m에서는 박태환이 쑨양의 거센 도전을 뿌리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육상 남자 100m 우사인 볼트-요한 블레이크-아사파 파월

‘자메이카 집안싸움’이 될 것인가. 올림픽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남자 육상 100m는 10초도 안 되는 시간에 승부가 끝나지만 이에 쏠리는 관심은 엄청나다. 미국이 최강 자리를 오래 지켰던 종목이지만 지금은 자메이카의 영토가 됐다. 베이징 3관왕 우사인 볼트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지만 신성 요한 블레이크, 베테랑 아사파 파월까지 자메이카의 트리오가 모두 금메달을 다툴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블레이크는 볼트를 꺾어본 적이 있고, 파월 역시 9초80대의 기록을 내고 있어 스타트싸움에서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볼트의 유일한 약점이 스타트라는 것도 변수다.

미국의 저스틴 게이틀린, 타이슨 게이 등이 칼을 갈고 있지만 볼트가 실수만 안 한다면 금메달을 빼앗아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게이틀린이 약물 복용으로 인한 4년간의 자격 정지 공백을 딛고 다시 9초80대의 기록을 내며 재기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참고할 만하다.

▶양궁 남자 개인 임동현-엘리슨

세계최강 한국 양궁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브래디 엘리슨(미국)이다. 남자 양궁 세계랭킹 1위가 바로 엘리슨이기 때문이다. 세계랭킹 2위로 밀려난 2008년 베이징 남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임동현으로서는 엘리슨의 벽을 넘어야 다시 1위를 탈환할 수 있다. 여자와 달리 남자 개인전은 한국이 절대 강세를 보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미국 이탈리아 등 서구 선수들도 만만찮은 실력을 갖추고 있다. 엘리슨의 경우는 더욱 특별하다. 지난해 4차례 월드컵 금메달을 독식하며 최우수선수에 뽑힌 최고의 궁사다. 한국을 대표하는 임동현도 엘리슨과 5차례 맞붙어 1승4패로 고전하고 있다.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을 따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려는 임동현에게 엘리슨은 반드시 넘어서야 할 상대다.

▶펜싱 여자 플뢰레 남현희-베잘리

펜싱 여자 플뢰레에서는 이탈리아의 발렌티나 베잘리와 한국의 남현희가 숙명의 라이벌이다. 객관적인 성적으로 보면 베잘리가 분명 한 수위다. 세계랭킹 1위 베잘리는 올림픽에서만 5개의 금메달을 따냈고, 세계선수권에서도 13차례나 금메달을 따낸 이탈리아의 국민영웅이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남현희에게 뒤지다 마지막 역전승을 거두며 개인전 3연패를 달성했다. 남현희로서는 세계최강 베잘리를 무너뜨릴 절호의 기회를 아쉽게 놓친 셈이다. 하지만 베잘리 역시 한국의 남현희가 요주의 대상이라는 인식을 하게 됐다.

남현희는 아시안게임 3연패를 달성한 아시아의 최강자지만 베잘리라는 거함은 분명 부담스럽다. 통산 9차례의 맞대결에서 1승8패로 뒤진다. 155㎝인 남현희로서는 자신보다 9㎝나 큰 베잘리를 상대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노련한 페인트 공격과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 찌르는 공격은 날카롭다. 

▶수영 마이클 펠프스-라이언 록티

펠프스와 록티는 미국 수영을 대표하는 쌍두마차다. 이번 대회 최다관왕 역시 이 중 한 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두 차례의 올림픽에서 14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펠프스는 설명이 필요없는 세계최고의 수영황제. 하지만 록티 역시 펠프스의 종목에서 금메달을 다툴 수 있는 기량을 갖춘, 최고의 선수다. 단체전에서는 함께 호흡을 맞출 동료지만 접영이나 개인 혼영에서는 불꽃튀는 집안싸움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김성진 기자>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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