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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들이 디자인하면 포스터도 이렇게 다르거늘..‘쿨 브리타니아’전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그들이 디자인하면 올림픽 포스터도 이렇게 격이 다르다. 작가의 작업세계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음은 물론, 아름답고 정갈하다.
2012 런던올림픽의 공식 포스터를 디자인한 작가의 작품이 서울에 왔다. 갤러리현대(대표 조정열)는 오는 27일 개막하는 런던올림픽을 맞아 영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주요 작가 8인의 그룹전 ‘COOL BRITANNIA(쿨 브리타이나)’전을 마련했다.

7월 24일부터 8월 19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 신관에서 열리는 이번 영국 미술전에는 안토니 곰리(Antony Gormley), 트레이시 에민(Tracey Emin), 마크 퀸(Marc Quinn), 제이슨 마틴(Jason Martin),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Michael Craig-Martin), 사라 모리스(Sarah Morris), 게리 흄(Gary Hume), 할란드 밀러(Harland Miller) 등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근작이 소개된다. 이를 통해 1980년대 이후 세계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주도해온 영국 현대미술의 현황을 점검해보는 자리다.

특히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 중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사라 모리스, 트레이시 에민, 게리 흄은 2012 런던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의 공식 포스터를 디자인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런던올림픽 조직위는 공식포스터 제작을 자국의 대표적 미술가 12명을 선정해 특별 제작했다. 

즉 포스터 커미션 작업에는 피오나 배너(Fiona Banner),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Michael Craig-Martin), 마틴 크리드(Martin Creed), 트레이시 에민(Tracey Emin), 안시아 해밀턴(Anthea Hamilton), 하워드 호지킨(Howard Hodgkin), 게리 흄(Gary Hume), 사라 모리스(Sarah Morris), 크리스 오필리(Chris Ofili), 브리지트 라일리(Bridget Riley), 밥 앤 로버타 스미스(Bob and Roberta Smith), 레이첼 화이트리드(Rachel Whiteread) 등 모두 쟁쟁한 작가들이 참여했다. 이들이 디자인한 포스터 작품은 2012 런던페스티벌의 일환으로 런던의 테이트 브리튼에서 오는 9월까지 전시된다.

이들 작가 중 네명의 작가가 이번 갤러리현대의 영국현대미술 특별전 ‘COOL BRITANNIA’에 포함됐다. ‘쿨 브리타니아(Cool Britannia)’란 영국의 전 총리 토니 블레어가 이끄는 노동당 정부가 1997년 집권하며 음악, 미술, 디자인, 패션 등 ‘창조산업(Creative industry)’을 중심으로 영국의 경제부흥을 꾀하며 내세운 슬로건이었다. 이는 영국의 젊은 자가, 즉 yBa(young British Artist)의 탄생을 독려한 원동력이 됐고, 이를 계기로 영국적 현대미술은 전세계로 거침없이 뻗어나가게 됐다. 

영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젖힌 정책에서 제목을 따온 이번 전시는 인간의 삶, 죽음, 사랑 같은 보편적 주제를 독특하고 재치있는 방식으로 풀어내는 영국 작가들의 개성있는 작업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다. 이로써 영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흐름과 가치를 음미해볼 수 있다.

마이클 크레이그-마틴이 디자인한 포스터인 ‘GO’는 ‘출발(Go)’이라는 단어와 기록을 측정하는 스톱워치를 한 화폭에 결합시켜 ‘순간’의 느낌을 똑부러지게 응집한 작품이다. 출발 신호탄이 울리기 순간의 짜릿한 긴장감이 푸른 색조와 붉은 글씨에서 느껴진다. 이번 쿨 브리타이아 전시에도 와인잔, 메트로놈, 우산, 소화기 등 일상에서 흔히 마주치는 소재에 알파벳 텍스트를 결합시킨 근작이 출품됐다. 

사라 모리스는 이번 포스터 작업에 런던의 랜드마크인 ‘빅 밴(Big Ben)’을 등장시켰다. 빅 밴을 반복적이고 기하학적인 패턴으로 해체시켜 흥미를 더해준다.
갤러리현대 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사라 모리스의 작품은 매듭, 페이퍼 클립 등의 사물을 표현한 근작 3점이다.
게리 흄의 올림픽 포스터는 특유의 깔끔하고 부드러운 이미지가 잘 살아나 있다. 하단의 자줏빛 큰 원은 장애인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휠체어 바퀴를, 작은 원은 테니스 공을 은유한다. 이번 서울 전시에는 대중문화의 복제물이나 일상사를 매우 단순한 이미지로 그려낸 캔버스 작업 2점을 내놓았다. 

영국의 개념미술가인 트레이시 에민은 런던올림픽 포스터에서 손글씨로 쓴 텍스트와 부드러운 드로잉을 혼합한 작업 ‘Birds’를 선보였다. 주최측은 그녀의 작업에 대해 ‘매우 매력적이고 부드러운 공헌’이라며 반겼다.
또 서울의 ‘쿨 브리타이나’ 전시에는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와 감정을 토대로 한 네온 작업을 출품했다. ‘Trust Me’, ‘Welcome Always’라는 타이틀의 두 작품이 전시장 공간에서 푸른 빛을 발하며 관람객을 맞고 있다. 사진제공=갤러리현대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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