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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어순화형’부터 ‘애프터형’까지 앰부시 마케팅 백태…올림픽 비(非)후원사가 사는 법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2012 런던 올림픽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왠일인지 거리에서 ‘올림픽’이란 단어를 보기 힘들다. 대부분의 유통ㆍ외식업체들은 공식 후원사가 아니어서 ‘올림픽’이란 단어나 오륜기 등 공식 엠블럼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통ㆍ외식 업체들은 궁여지책으로 ‘단어순화형’, ‘애프터형’ 등 다양한 ‘앰부시(매복) 마케팅’을 펼치고 나섰다.

가장 눈에 띄는 행보는 금지어를 피해간 ‘단어순화형 마케팅’이다. 롯데리아는 올림픽을 겨냥해 내놓은 코리아팩 금메달 이벤트에서 ‘올림픽’이란 단어 대신 ‘세계인의 축제’라는 두루뭉술한 표현을 사용했다. 이 행사는 코리아팩 메뉴를 주문한 고객에게 금메달을 제공하는 것으로, 자연스레 올림픽을 떠오르게 한다. 그러나 매장 내 포스터에는 ‘세계인의 축제’라는 말로 논란을 피해갔다.

응원용품, 스포츠용품 등 특수를 기대하고 있는 대형 유통업체들도 ‘올림픽’이라는 단어는 모두 배제했다. 롯데마트는 응원전 대비 간식거리 할인을 할 때 ‘대한민국 선수단 선전 기원’ 등의 용어로 행사 취지를 알릴 예정이다.

올해는 올림픽이 분위기를 띄워주면 자연스레 따라가겠다는 ‘애프터형 마케팅’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주로 한국 선수단이 금메달을 따면 다음날 경품이나 할인 등을 제공하는 행사다.

남성 스킨케어 브랜드 비오템옴므는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하면 잡지광고에 나온 쿠폰을 소지한 고객에게 보습제품 3종 샘플을 무료 증정하기로 했다. 다하누는 한국 선수단이 첫 금메달을 획득한 다음날 육회 가격을 1000원부터 시작해, 금메달을 딸 때마다 100원씩 가격을 내리기로 했다.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맥도날드와 코카콜라는 당당한(?) 마케팅을 진행중이다. 맥도날드는 각 나라별 특색을 살린 올림픽 한정 메뉴를 내놨고, 코카콜라도 영국 국기 이미지를 활용한 한정판 제품을 선보였다.

그러나 아예 올림픽 마케팅을 하지 않겠다는 업체도 나오고 있다. 버거킹은 별도로 준비한 마케팅 없이 올림픽 기간을 보낼 예정이다. 이마트 역시 행사 흐름에 따라 맥주나 치킨 등의 행사를 할 수는 있지만, 현재까지는 올림픽에 특화된 마케팅은 별도로 준비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올림픽은 다양한 종목이 나와 집중도가 떨어지는데다, 올해는 불황 여파 때문에 특수가 예전같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는 이 같은 우려와 달리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소비로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달부터 이달까지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올림픽 한정 상품의 뜨거운 인기가 증명되고 있다.

MCM의 올림픽 에디션 백팩은 강남점, 인천점 등에서 매장 입고 일주일만에 100여점이 전량 판매됐다. 라코스테가 올림픽 출전 국가의 국기를 모티브로 디자인한 셔츠도 열흘만에 품절됐다.

올림픽 개최지 영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세계가 직수입한 영국 식품 브랜드 웨이트로즈도 본점과 강남점 등에서 월 평균 3000만원의 매출을 돌파하고 있다.

최민도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팀장은 “올림픽이라는 대형 이슈를 맞아 브랜드별로 내놓은 기념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라며 “올림픽이 본격적으로 개막하면 움츠렸던 소비심리도 다소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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