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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위, CD금리 담합 조사 속도낸다
[헤럴드경제=윤정식 기자]공정거래위원회가 증권사 CD금리 담합 조사에 대한 속도를 올리고 있다. 조사 여파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은 물론 시장에도 혼란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공정위는 일반적으로 조사 과정에 ‘보안’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이미 모든 사안이 만천하에 공개된 이상 ‘속전속결’을 최우선 방향으로 잡는 모습이다.

▶조사 왜 서두르나= 공정위는 지난 17일 오전 10개 증권사들을 직접 방문해 직권 현장조사를 벌였다. 첫 현장조사였지만 단 몇 시간 만인 당일 오후 이같은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공정위가 CD금리 담함 사건과 관련, 자진신고한 업체로부터 관련 정황과 자료 일체를 이미 입수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금융당국은 물론 은행권 주식시장까지 공정위의 움직임에 긴장하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모든 금융기관을 전수조사 하듯 자진신고 여부 확인에 돌입하는 등 사태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공정위는 이에 다음날인 18일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과 일부 지방은행에도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예상된 수순이었지만 조사 일정을 예정보다 앞당긴 것이다. 조사관을 비롯한 담당자들 역시 당일 갑자기 변경된 조사일정을 받아들고 점심 약속 등을 모두 취소했을 정도다.

단 이틀만에 CD금리를 고시하는 주체인 증권사를 조사한 데 이어 CD의 발행 주체인 은행으로 조사 범위를 확대했다는 것은 여론 의식도 있지만 그만큼 이번 조사에 자신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정위는 담합(카르텔) 사건 조사의 경우 통상적으로 약 1년 가량이 걸리지만, 이번 CD금리 담합 조사의 경우 사안의 중대성과 금융시장에의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속전속결로 끝내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속전속결로는 가지만 사안의 중요도를 봤을 때 결과 발표후 대법원까지도 갈 사안이라고 보고 정확한 조사를 실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의도대로 돌아간다= 공정위의 CD금리 담합 현장조사가 시작된 첫날. 금융당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같은 정부 부처에서 내부적으로는 교감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추측이 나왔지만 당일 주재성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이날 브리핑을 자청해 “당혹스럽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금감원조차 다음날에는 금융분야라 할지라도 담합과 관련된 것은 공정위가 조사하는 것이 맞다고 할 정도로 일단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로 입장을 바꿨다.

공정위는 겉으로는 전문 분야인 증권사의 CD금리 ‘담합’을 조사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금리 체계의 왜곡을 바로잡아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금리의 인하 효과를 이끌어내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91일물 CD금리는 하루전보다 0.01%포인트 하락한 연 3.22%를 기록했다. 공정위가 CD금리 담합 조사에 나선 지난 17일부터 CD금리는 매일 0.1%p씩 떨어진 것이다.

증권시장에서는 은행ㆍ증권주가 일제히 하락세다. 20일 오전 9시35분 현재 KRX은행업종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4% 하락하며 업종하락률 1위를 기록 중이다. 종목별로는 신한지주가 2.08%, KB금융지주는 2.01% 하락했다. 이들 종목은 이날 모두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공정위는 일단 속전속결로 조사를 끝내고 그 결과를 금융당국에 넘기겠다는 계획이다.

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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