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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시 라도’, ‘역시 갱상도’…온라인에서 들불처럼 번지는 지역감정
[헤럴드경제= 박병국 기자] ‘지역감정’이 사라지는 것은 요원한 것인가?

구(舊)시대 산물인 지역감정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대선을 앞둔 상황이라 온라인 상에서 지역감정 조장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한 때 정치 관련 기사에 지역감정 유발 댓글이 붙었다면 최근에는 어떤 특정지역에서 발생한 사건ㆍ사고 기사에도 지역감정 댓글이 넘쳐나는 상황이다.

지난 18일 한 포털 사이트에 전라도 광주 한 대학에서 여학생이 투신 자살했다는 내용의 기사에 댓글 200여개가 붙었다. 이 중 기사와 관련된 댓글은 10여개에 불과했다.

이외는 지역감정을 드러내는 댓글이 줄줄이 엮여 있었다.

‘역시 라도(전라도)’ ‘전라인민공화국’ 등이었다. 이런 글은 100여개에 달했다.

또 다른 포털사이트에 ‘아버지를 때린 딸’이라는 경북 대구 발(發) 기사에 60여개 댓글이 붙었다.

이 기사에도 ‘역시 대구’, ‘갱상도 만세’ 등 기사와 관계 없는 10여개의 지역감정 유발 댓글이 있었다.

문제는 이런 지역감정 유발 댓글을 규제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는 것.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규정 제 8조3항에는 사회통합 저해 항목에 합리적인 이유 없이 지역, 성별 등을 차별할 경우 이를 삭제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이는 권고 사항일 뿐이다.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의 포털사이트 역시 지역감정 유발 댓글에 대한 명확한 삭제 기준을 마련해 놓지 않고 있다.

다음의 경우 ‘욕설, 개인 정보 유포 등의 경우 신고 절차 없이 삭제할 수 있다’는 규정을 만들어 놓았지만 지역감정 유발 댓글에 대한 규정은 없다.

다음 관계자는 “욕설 등의 경우는 바로 삭제 하지만, 단순히 ‘역시 전라도’라는 댓글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면서 “신고가 들어온 것에 한해 모니터요원이 판단 절차를 거친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18일 오전 10시께 기자가 직접 다음에 신고한 ‘전라북도 전주의 한대학에서 교수를 협박한 조폭’이라는 내용의 기사에 달린 ‘역시 라도...’라는 댓글은 19일 현재 사라지지 않고 있다.

네이버도 마찬가지다. 네이버 관계자는 “‘욕설은 나쁜 것이다’라는 것은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 삭제를 하지만, 지역감정 유발이 나쁘다는 것은 완전히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라면서 “‘역시 전라도’라는 말을 무턱대고 삭제하면 그 글을 올린 사람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도 있어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네이트의 경우 자체 운영원칙에 지역감정유발 댓글을 명시하고 있지만 삭제가 되지 않고 있다.

네이트 관계자는 “지역감정 유발 등의 사유로 신고가 들어올 경우에 한 해 삭제한다”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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