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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즈 좀 놔둬”…美 골프사이트 화났다
선정성 악명 높은 英 타블로이드지 ‘디 오픈 코스’ 관련 우즈 기자회견 발언 왜곡…골프닷컴 “우즈 내버려두라” 고강도 비판


“우즈를 좀 내버려 둬!”

미국의 유명 골프전문 사이트가 선정적인 보도로 악명 높은 영국의 타블로이드지에 경고를 했다. 물론 구속력이 있거나 실제 편집국 기자들 간에 전의를 불태우는 단계는 아니다. 

미국의 골프전문 사이트 골프닷컴은 ‘디 오픈’에 출전 중인 타이거 우즈의 연습라운드 도중 그의 멘트를 악의적으로 과장보도했다는 이유로 데일리메일 지와 데일리 미러 지를 비난했다. 지난 17일(한국시간) 골프닷컴은 “우즈의 평범한 말을 완전히 선정적으로 기사화했다”며 “우즈에 대한 압박을 멈추라(Stop the Presses!)”고 전했다. Stop the Presses는 언론 짓을 그만두라는 중의적인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어 상당히 강도 높은 비판이라 할 수 있다.

언론사들은 통상 자사의 관계자나 특정 기사를 물고 늘어지지 않는 한 타 언론사와 으르렁대는 일이 드물다. 하지만 이번 골프닷컴은 다이애나비까지 죽음으로 몰고갔던 영국 타블로이드지의 위력(?)을 새삼 실감한 듯하다. 미국의 파파라치와 대중지의 보도 역시 다를 것 없지만….

골프닷컴은 두 타블로이드 신문의 해당 기사를 링크까지 걸어놓고 독자들에게 판단을 맡겼다.

데일리메일은 ‘경기를 할 수가 없잖아! 우즈 디 오픈 러프에 겁먹었다’고 썼고, 데일리레코드는 ‘우즈가 코스를 돌아본 지 한 시간 만에 로열 리댐은 경기를 할 수 없는 곳이라고 평했다’고 기사화했다. 타블로이드의 대명사인 선 지도 ‘타이거: 여긴 경기를 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골프닷컴은 우즈의 코멘트가 심각하게 왜곡됐다고 설명했다. 우즈가 현지시간 15일 오전 7시30분에 블래풀 공항에 내린 뒤 한 시간 만에 디 오픈이 열리는 로열 리댐 코스에서 연습라운드를 가졌다. 5시간 정도 만에 라운드를 마친 우즈는 팬들에게 사인을 해준 뒤 예정에 없던 즉석 기자회견을 가졌다. 현지 취재진이 ‘러프 상태가 어떻다고 느꼈나’고 묻자, 우즈는 “세상에, 여간해선 빠져나올 수가 없을 정도였다. 디 오픈이 대부분 그렇지만 6인치나 되는 러프는 상당히 억셌다. 어떤 곳은 거의 플레이를 할 수 없을 정도였다(in some places it’s almost unplayble)”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여기서 ‘경기를 할 수 없을 정도(unplayable)’라는 표현만 똑 따서 헤드라인으로 뽑은 것이다. 경기할 수 없는 상황을 설명해주는 ‘어떤 곳’이나, ‘거의’라는 표현은 온데간데없었다는 것이다.

골프닷컴의 필자는 “(우즈의 멘트는) 뉴스거리도 아니다. 이 지역은 몇 주간 비가 내렸기 때문에 뇌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선수들이 질퍽거리는 페어웨이, 빽빽한 러프와 마주해야 한다는 걸 안다”며 어처구니없어했다.

‘충격!’ ‘알고 보니 ○○○’라는 낚시제목 기사가 난무하는 한국의 포털과 언론사들도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일이 아닐까? 왜곡된 인터뷰 보도로 취재원이 대인기피증까지 걸리는 일이 흔하게 벌어지는 한국의 상황도 크게 다를 건 없을 것이다.

<김성진 기자>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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