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지도자도 ‘한류’…한국인 코치, 한국을 위협하다
美 양궁 대표팀 이기식 감독
강력한 金 후보 엘리슨 조련
한국 장단점 꿰뚫어 경계 대상

태권도·女하키·배드민턴 등
한국인 지도자 세계 곳곳 누벼



전 세계 곳곳에 앞선 기량과 노하우를 전수해온 한국인 지도자들이 키운 제자들의 성장세가 무섭다. 청출어람의 이치는 국적과 민족을 뛰어넘어 고르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인 지도자가 맡은 대표팀은 기량면에서 급성장한 것은 물론 한국팀의 강점과 약점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어 가장 경계해야할 복병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종목이 양궁이다. 미국 남자 양궁국가대표 브래디 엘리슨은 세계랭킹 1위로 한국의 임동현(2위)보다 앞선다. 임동현은 지금껏 엘리슨과 세트제 도입 이후 4번 맞붙어 모두 졌다. 화랑의 후예를 뛰어넘는 파란눈의 궁사를 키운 주역이 바로 이기식 감독이다. 한국과 호주 대표팀을 거쳐 2006년 미국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최근 미국과 계약을 4년 연장할 정도로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이 감독 외에도 현재(2012년 3월 기준) 각국 양궁 대표팀 감독에 오른 한국인은 11명에 달한다.

2000시드니올림픽 때부터 종주국의 자존심을 확고히 지켜온 태권도 역시 한국인 지도자의 가르침을 받은 외국인 선수들의 발차기가 매섭다. 이미 3500여명이 여러 나라에서 사범으로 활동할 정도로 생활스포츠로 뿌리 내린 태권도는 12개국에서 한국인을 대표팀 감독으로 모셔갔다. 미국은 단장(김우섭)과 남녀 감독(하태경ㆍ김준규)을 모두 한국인에게 맡겼을 정도다.

이 외에도 지난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여자하키 결승에서 중국 대표팀을 거느리고 한국을 제압한 김상렬 감독은 이번에 다시 한번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맞붙는다. 중국 여자하키는 지난 2000년부터 9년간 김창백 전 감독이 지도하면서 급성장한 뒤 계속 한국인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있다. 그런가 하면 7명이 올림픽에 나서는 일본 배드민턴 대표팀을 지휘하는 주인공 역시 박주봉 감독이다.

이번 2012런던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목표로한 ‘금메달 10개-종합순위 10위’ 달성을 위해선 이들 종목에서 메달이 꼭 필요한 만큼 타지에서 가르침에 몰두하는 한국인 지도자들은 조국의 영광과 지도자로서의 명예 사이에서 고뇌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우리가 취약한 종목에선 외국인 지도자를 모셔 선진기술을 따라잡고 있다. 박태환은 호주의 마이클 볼 코치와 손잡고 올림픽 2연패를 준비해왔다. 육상 트랙에만 서면 작아지는 대표팀을 위해 시크비라 아르카디(우크라이나)를 코치로 모셔오기도 했다. 아르카디의 지도 아래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최윤희는 기본 기술을 연마, 지난 5월 한국기록을 4m41로 높였다.

<김우영 기자>
/kw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