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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투자 훈수보단 경험 쌓고 싶었죠”
전업 투자자 변신 김정훈 前한국증권 투자전략팀장
14년 애널리스트 경험 바탕 실전
매크로 전략 헤지펀드 운용 목표



“2주 동안 주식투자를 직접 해보니 정말 어렵습니다. 애널리스트로서는 농익은 여우 같았지만, 투자자로서는 20대 신입사원인 셈이죠.”

신영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대우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을 거치면서 투자전략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날리던 김정훈(40·사진) 전 한국증권 투자전략팀장이 전업 투자자로 전격 변신했다.

김 전 팀장은 지난달 말로 한국증권에 사표를 제출하고, 지인 한 명과 함께 강남에 작은 사무실을 마련해 주식 투자에 나섰다. 1998년 애널리스트 생활을 시작한 지 14년 만에 여의도를 떠나 다른 길로 들어선 것이다. 올해 상반기까지도 코스피 월별 밴드를 가장 정확히 예측하면서 승승장구하던 그가 갑자기 애널리스트를 그만 둔 이유는 무엇일까.

김 전 팀장은 “애널리스트는 야근도 많고 힘이 들지만 투자 측면에서 리스크가 큰 직업은 아닙니다. 매일 남들에게 훈수를 두고 글을 쓰는데, 제가 직접 매매를 하면 어떨까 하는 고민을 10여년 전부터 해왔습니다”며 갑작스런 변신이 아니라고 했다.


이어 “시장은 내려갔다가 다시 오르는 사이클을 반복하는데, 다음 사이클에서는 훈수 두는 사람이 아닌 직접 투자자가 되고 싶어 애널리스트를 그만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매크로 전략의 헤지펀드를 만들어 운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당장은 아니다. 자신만의 성공적인 투자원칙을 찾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제가 투자를 해보지 않고 남의 돈을 운용하면 그들에게 손해를 입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 돈으로 직접 경험을 최소 3~5년은 쌓으려고 합니다.”

그는 개인적인 투자 전략을 묻자 “현물로만 투자하기엔 지금은 2000년대 초반과 같은 대세 상승장이 아니다”며 “현물은 좋은 종목이 있으면 장기투자를 하되, 시장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선물 매매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향후 시장에 대해서는 “중국이나 유럽, 미국의 경기가 언제 살아날 것인가를 봐야 하는데, 이르면 내년 상반기 정도로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투자 종목에 대해서는 “안전하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대형주 위주로 매매하려고 한다”며 “어떤 종목을 사서 가져갈 지 고민하고 있는데 아직은 찾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다른 개인 투자자들에 대한 조언을 청하자 “세상에 족집게는 없다”며 “애널리스트의 의견을 맹신하는 것은 위험하고,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투자원칙을 찾고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재원 기자>
jwcho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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