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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백악관 '리영호 해임'반응은 시니컬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북한과 핵무기와 미사일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미국이 리영호 북한 군 총참모장 전격 해임과 관련, 시니컬하면서도 시큰둥한 반응을 내놨다. “특정 인사이동에 대해 논평할 것이 없다”는 것.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미국으로선 의외의 반응이다.

제이 카니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오전 오하이오주(州) 신시내티로 향하는 에어포스 원(대통령 전용기)에서 가진 비공식 기자 간담회에서 “세계에서 가장 불투명한 정부와 사회에서 일어난 인사이동의 행간(의도)을 파악하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이 배포한 발언록에 따르면 카니 대변인은 “미국의 일관된 대북(對北) 정책은 북한이 국제 사회의 의무를 지켜야 한다는 것과 북한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판단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국무부도 북한의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한 북한 내부의 군 지도자 교체는 큰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패트릭 벤트렐 국무부 부대변인은 “북한은 자국에 도움이 되는 길을 택해야 하며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을 자제하고 비핵화를 포함한 국제 의무를 준수함으로써 국제 공동체에 다시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다른 군사 프로그램에 빈약한 자원을 쏟아붓기보다 주민을 먹여 살리고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의 ‘무덤덤한’ 반응과는 달리 미국 언론은 리영호의 해임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베이징발(發) 기사를 통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 체제를 강화하려는 대담하고 대대적인 인적 개편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서울과 워싱턴, 베이징의 북한 전문가들이 리영호가 이달 초까지만 해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나타냈고 건강해 보였다는 점에서 병(炳) 때문이라는 북한의 발표를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해군연구소(CNA)의 켄 가우스 북한 연구 전문가는 “김정은 친위 그룹이 정권 내 불안 요소를 감시할 능력을 키웠으며 여러 정황을 조합할 때 김정은 체제에 반기를 들 가능성이 있는 고위 세력에 대한 숙청이 시작됐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대니얼 핑크스턴 국제위기감시기구(ICG) 분석가는 “그가 일종의 쿠데타 음모에 가담했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면서 “그랬다면 곧장 살해당해 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리영호의 해임을 김정은 정권의 지도력에 대한 일종의 시험이라고 해석했다. 이 신문은 리영호와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개인적 인연과 북한 권력층 안에서 빠르게 부각되는 과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신대원 기자 d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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