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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리띠 졸라맨 증권사들…애널도 줄인다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거래대금 감소등으로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증권사들이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애널리스트마저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자산 규모 상위 10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수는 작년 상반기 말만 해도 672명이었으나 최근 625명으로 47명 이나 줄었다. 불과 1년여만에 7.0% 감소한 것이다.

애널리스트 수를 줄이는 경향은 대규모 리서치센터를 유지해온 대형 증권사들에서 두드러졌다. 미래에셋증권이 가장 많은 25.7%나 줄였다. 동양증권(-21.7%)과 삼성증권(-18.4%)도 감소 폭이 컸다. 이들 증권사는 지난 1년 동안 애널리스트가 4∼5명 가운데 1명 꼴로 줄어든 셈이다.

이는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인력을 감축했다기보다는 퇴사한 애널리스트들의 빈자리를 채우지 않은 탓이 크다. 증권사들이 지난 1년 동안 극심한 업황 부진으로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간 것과 무관하지 않다.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원인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최근 ‘돈줄이 말랐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급격히 줄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작년 상반기만 해도 7조3249억원이었으나 이달 들어서는 3조8856억원으로 급감했다. 브로커리지 영업이 국내 증권사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거래대금 감소는 수익성에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증권사들의 주요 수익원인 기업공개(IPO) 시장도 경기 불안으로 얼어붙는 등 다른 영업 부문도 부진하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에서 이뤄진 IPO는 모두 10건으로, 공모금액 규모는 4589억원이다. 이는 작년 상반기 3조968억원에서 85.2%나 줄어든 것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핵심 애널리스트는 유지하면서 주로 보조 연구원(RA)나 지점에 배치된 분석 요원들을 감축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애널리스트의 연봉도 깎였을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돈다. 고액연봉자로 분류되는 애널리스트마저 인건비 절감의 찬바람을 맞고 있다는 얘기다. 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본봉이 10% 깎였다. 요즘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쫓겨나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라고 전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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