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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 잃은 학부모 가슴 울리는 ‘학부모직장탐방’…강남Vs非강남 격차도↑
-진로ㆍ직업교육 강조로 직업체험활동↑

-학부모직장탐방활동…“직업 변변치 않은 부모는 어쩌나”한탄

-교육청 “지자체 연계 체험활동프로그램 강화할 것”


[헤럴드경제= 박수진 기자]경기도 고양시에 살고 있는 A(43) 씨. 모 중소기업 과장이던 그는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 두달 전 일을 그만 두게 됐다. 구직 활동 중인 그에게 최근 난감한 과제가 주어졌다. 같은 초등학교 3, 4학년에 재학 중인 두 딸이 학부모 직장탐방 과제를 받아온 것. A 씨는 고민 끝에 민간연구기관의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처남에게 두 딸의 과제를 부탁했다. 그는 “과제의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부모의 직업 수준에 따라 학생들 사이에 위화감이 조성되는 우려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의 진로교육을 위해 마련된 학부모 직장 탐방 프로그램이 일부 부모의 마음엔 상처가 되고 있다. A 씨처럼 실직자이거나 남에게 내세우기 곤란한 직업을 지닌 부모의 경우가 그렇다. 물론 부모가 아닌 다른 가족의 직장에서 체험학습을 해도 무방하지만 직업이 변변치 않아 다른 가족에게 과제를 부탁해야하는 부모는 자녀에게 그저 미안할 뿐이다.

최근 교육당국이 진로 및 직업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대부분의 학교가 직업체험활동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교육청이 지정한 진로교육중점학교의 경우는 지역교육청과 지자체, 학교가 연계해 학생들이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사업장을 마련한다. 서울시 내 진로교육중점학교는 21곳으로 한 학교당 수십여곳의 사업장을 발굴해 1~3일간 학생들의 진로교육을 진행한다.

일반 학교는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꾸리고 있다. 학부모 직장탐방은 가장 흔하게 이뤄지고 있는 직업체험프로그램이다. 학교 자체적으로 직업교육 사업장을 섭외하기가 어렵다보니 부모들의 도움을 받는 셈이다. 주로 학생들이 직접 부모의 직장으로 견학을 가거나 학부모가 일일교사로 학교에 방문해 직업강의를 하는 방식이다. 서울 강남 소재 B 중학교에서는 매년 아버지들이 직장으로 학생들을 초대하거나 학교를 찾아가는 진로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참여한 부모들의 직업은 대학병원 의사, 파일럿, 프로듀서 등 주로 전문직이었다.

B 중학교처럼 부모의 직업 수준이 높고 다양한 경우는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진로교육프로그램을 구성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지역교육청에서 진로교육을 담당했던 모 장학사는 “부모들을 대상으로 직업체험활동 프로그램 참여 지원을 받은 적이 있는데 서울 목동 지역에서는 부모들의 참여가 많았지만 동시에 시행했던 또 다른 지역에선 참여가 저조했다”며 “공단이 밀집된 지역이라 생산직 근로자가 많은 특성이 반영된 것 같았다. 직업 노출을 원하지 않는 부모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진로직업교육과 관계자는 “일 터 발굴이 쉽지 않다보니 ‘부모 자원을 활용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학생 간 위화감 조성 등의 우려가 있어 교육청에서 추진하는 체험 학습은 부모 자원에 의지하지 않고 있다”며 “지역 기관과 연계해 좋은 일 터를 발굴하는 노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지역교육청마다 직업교육 사업장 발굴을 위한 전담인력을 배치하고 지자체 및 시민사회와 연결해 프로그램 개발을 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 동작교육지원청은 관내 구청, 경찰서, 상공인협회 등 지역사회 유관기관이 연계하는 ‘중학생 직업체험 동작ㆍ관악지역 협의체’를 구성해 10-18일까지 관내 중학생 936명을 대상으로 진로ㆍ질업체험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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