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경기자]미국 대선에서 한국계를 포함한 아시아계가 판세를 바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996년 대선에서는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중산층 여성 ‘사커맘’과 남미계가 선거 향방을 가르는 ‘스윙 보트’ 세력으로 등장했지만 이번에는 아시아계가 선거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game-changer)’로 부상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새너제이 머큐리뉴스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내 아시아계 인구 수는 최근 10년 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아시아계 인구는 41% 늘어났으며 특히 이번 대선의 주요 격전지인 9개 주에서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계는 미국 전체 인구의 5.2%지만 버지니아주에서는 5.9%, 네바다주에서는 8.4%를 차지했으며 각각 2000년에 비해 55%, 71%씩 늘어났다. 캘리포니아주는 14.1%가 아시아계로, 2000년보다 25.9%가 증가했다.
아시아계의 부상은 공화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아시아계는 공산주의자에 적대적인 공화당을 지지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냉전이 끝난 후 이민 2세대를 중심으로 진보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
지난 4월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아시아계의 73%가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했으며 27%만이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를 택했다. 지난 1992년 대선에서 아시아계의 55%가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를 선택하고 31%가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찍은 것과 대조적이다.
아시아계는 건강보험, 중산층 지원, 교육을 비롯한 기회 평등의 측면에서 민주당 정책을 더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오바마와 롬니 진영은 각각 세금 회피와 시리아 대책을 빌미로 공세를 퍼붓고 있다.
데비 와서먼 슐츠 민주당전국위원회 위원장은 롬니가 케이먼제도, 스위스 은행에 거액을 숨겨 놓고 2010년 세금을 적게 낸 사실에 대해 맹비난했다.
반면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은 오바마 정부가 군사적 개입을 하지 않아 시리아의 인명 피해가 늘고 있다고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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