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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 ‘강한 일본’ 꿈꾸는 日 극우들의 또하나의 전쟁
[헤럴드 경제=김영화 기자] ‘강한 일본’을 꿈꾸는 일본 보수 우익들의 행보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총력전’ 양상이다. 일각에선 군국주의 망령의 부활까지 우려되는 등 일 보수우익들의 목소리는 갈수록 극단으로 치달아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 일본 의회가 원자력 관련법 개정으로 ‘핵무장’의 길을 연 데 이어 이번엔 ‘집단적 자위권’를 용인하자는 논의가 일 정계에 급부상했다.

발단이 된 건 5일(현지시간) 나온 일본총리 직속위원회의 일본의 미래 생존 전략 보고서다. 집단적 자위권행사 허용을 포함시킨 이 보고서는 그간 주변국을 의식해 우익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던 일 정부의 입장이 바뀐 신호탄으로 읽힌다. 헌법 9조(평화헌법)에 따라 집단적 자위권을 포기했던 일본이 ‘전쟁할 수 있는 보통국가’가 되겠다고 나선 셈이다.

차기 총선에서 ‘다크호스’로 주목받는 지방 정당인 오사카유신회도 5일 헌법 9조의 개정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총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일 정계가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놓고 당파를 떠나 한 목소리를 내는 양상이다.

물론 일본의 이런 움직임은 주변국을 겁주려는 대외용이 아닌, 국민 여론 환기용이란 분석이 아직은 우세하다. 장기 불황, 북핵 위험, 중국의 급부상, 대지진, 영토분쟁 등 내우외환에 맞닥뜨린 일 정부가 국민 여론을 분산시키려고 우경화 카드를 이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래선지 미국도 공식 반응을 자제하며 일단 관망하는 눈치다. 미 국무부 당국자는 이번 사안에 대한 언급을 요청받자 “일 정부에 문의해보라”면서 거리를 뒀다.

일본내 지식인 단체 등을 중심으로 우경화 바람을 경계하는 여론도 만만찮다. 진보 성향의 아사히신문이 지난 4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헌법 9조의 개정을 지지하는 의견이 30%, 반대가 55%로 나타났다.

보수지인 요미우리신문의 지난 3월 여론조사에선 헌법 9조가 ‘해석과 운용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개정해야 한다’가 39%, ‘개정하지 않고 법의 해석과 운용으로 대응해야 한다’가 39%로 팽팽했다.

문제는 일본 정국을 감안할 때 향후 우경화 바람이 더욱 거세질 수 있는 점이다. 소비세 인상을 둘러싼 민주당의 극심한 내분을 틈타 자민당 등 야당이 조기 중의원 해산 및 총선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서다. 1990년 이후 자민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과 우익 단체들은 지속적으로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 허용을 요구했다. 자민당은 지난 4월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바꾸고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인정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헌법 개정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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