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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K푸드 세일즈로 韓流3.0 시대 연다
[마카오=서경원 기자]5일 카지노로 유명한 마카오의 한 대형식품매장. 오전 12시를 약간 넘긴 시간에 교복을 입은 여중생(켈리라우ㆍ15세)이 한국식품 코너에서 국내 모 라면회사의 제품을 시식하고 있다.

‘학교에 있을 시간인데 왜 여기 있냐’는 질문에 “어제 TV를 보다가 슈퍼주니어의 신동 오빠가 라면을 먹는 모습을 보고 점심 시간에 잠깐 나와서 먹어보러 왔다”고 답했다. 한국의 슈퍼주니어와 걸스제너레이션(소녀시대)의 광팬이라는 그는 “한국음식은 직접 먹어보면 맛도 괜찮아서 찾아서 먹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세계는 지금 ‘푸드 전쟁’ 중= 세계적으로 자국 음식을 전파하기 위한 보이지 않은 ‘푸드 전쟁’이 치열하다. 기존의 음식 강국인 일본, 이탈리아는 말할 것도 없고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신흥국들도 홍보, 조리인력 양성, 인증제, 홍보 등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통해 각국의 음식 세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질세라 우리나라도 오래전부터 한식세계화에 나섰고, 한류 붐 확산에 고무된 지난 2008년부턴 2017년까지 한식을 세계 5대 음식으로 육성하겠다는 기치를 내걸었다. 세계김치연구소가 설립됐고 한식재단도 출범했다. 대통령 영부인까지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한국음식 전파에 나섰다. 외식산업 진흥법이 국회를 통과해 법률적 지원체제도 더욱 강화됐다. 덕분에 국제적인 컨설팅사 퓨처브랜드가 2009년 발표한 국가브랜드지수에서 고급식당 부문에 6위를 차지하는 성과도 올렸다.

▶한식세계화, “시작은 화려했으나…”=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식이 세계에서 큰 물결이 되기엔 아직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많다. 최근 정부의 자체조사에서 한식이 주요 12개국 음식과의 비교평가에서 7위를 차지한 것만 봐도 그렇다.

또 그동안 적지 않은 잡음도 있었던게 사실이다. 한식세계화 사업자간 과도 경쟁으로 노골적인 상호 비방이 벌어졌고 정부가 해외 주요 도시에 직접 한식당을 운영하겠다는 ‘플래그십 한식당’ 운영계획은 현지 식당과 마찰을 빚었다. 한식세계화를 위한 전문요리사를 육성하겠다는 시행한 ‘스타셰프’ 프로젝트도 기대만큼 성과를 보지 못했다. 여기에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한식을 즐긴다는 현지 언론 보도 중 일부가 미국 내 한식홍보 대행을 맡고 있는 홍보기획사의 ‘기획’이었다는 사실이 들통나기까지 했다. 


▶기로에 선 ‘한류3.0’= 현재는 한식세계화 추진이 다소 소강상태이다. 그러나 지금은 정부가 세계화 프로젝트를 시작했던 2008년과는 달리 한류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한국드라마로 시작된 한류1.0에 이어 열풍이 최고 정점에 오른 K팝 붐이 한류2.0 시대를 열었다.

따라서 정부가 긴 안목에서 장기계획을 이끌고 나가되, 현재의 분위기를 살려 K팝의 전략적 활용도를 높일 경우 ‘K푸드’(한식)를 단기에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미 한 차례 시행착오를 겪었기 때문에 더욱 노련하게 나설 수 있다. K푸드가 세계무대에서 일정정도의 성공을 거둘 경우 한류3.0 시대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부 ‘K푸드 마케팅’ 본격화= 정부도 K팝 등 한류를 활용한 K푸드 마케팅에 힘을 쏟을 구상을 하고 있다. 한류 가수나 배우가 한국음식을 먹는 CF, 화보, UCC 등을 제작해 현지 TV나 인터넷에 배포함으로써 K푸드에 대한 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영국의 BBC, 일본의 NHK, 중국의 CCTV 등 주요국 공영방송을 통해 한식과 한류를 결합한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한류 드라마, 영화에도 K푸드를 선보일 수 있는 장면을 적극 삽입하고 현지의 예능ㆍ교양프로그램에 K푸드가 노출될 수 있도록 제작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K푸드 캐릭터도 만들어 마케팅 활용도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FTA(자유무역협정) 체결국 등 전략지역에서는 K푸드 로드쇼를 개최해 신규 거래선을 발굴하고, 신규시장에는 현지 유통매장에 안테나숍(상품의 판매동향을 탐지하기 위해 운영하는 소매점포)을 설치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한류를 활용한 마케팅과 신규시장 개척을 지원함으로 내년에 농식품 수출 200억딜러 달성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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