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박근혜 ‘박근혜’ 를 깬다
경제민주화 강공·타운홀미팅·정수장학회 정면돌파로 보수·불통이미지 탈색 행보

대선캠프 등 인사 ‘고집’은 여전


‘불통(不通)’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10일 대선 출마 선언을 시작으로 대대적인 이미지 변신을 꾀한다. 사실상 당내 경쟁자가 없는 상황에서 이번 대선은 결국 기존 박근혜의 이미지를 깨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번 대선을 두고 ‘박근혜 대 박근혜의 싸움’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대선 출마 방식과 장소도 박 전 위원장의 달라진 스타일을 보여줄 계획이다.

그중 꽉 막힌 불통의 이미지를 탈색(脫色)하기 위한 ‘소통 지향적’ 출마 방식에 방점을 찍고 있다. 캠프 내에선 타운홀 미팅 방식도 거론됐다. 친박계 핵심 관계자는 5일 “일방적 메시지 전달이 아닌 시민들로부터 질문을 받아 답변하는, 자유로운 토론 형식의 타운홀 미팅 방식의 선언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선 출마 선언을 하는 자리에 타운홀 방식은 산만할 수 있고, 사람 동원으로 국내 선거법상 저촉될 수 있다”며 실효성이 낮은 방안으로 보고 있다. 굳이 타운홀 미팅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사람이 모인 열린 공간에서 대선 출정식을 하는 게 좋겠다는 공감대는 확실히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대선 메시지도 변화를 상징한다. 박 전 위원장 측에 따르면, 대선 메시지는 ‘경제민주화’를 큰 축으로 구성된다. 대기업 중심 경제 발전의 상징인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와 180도 다른 경제관을 천명하는 셈이다. 2007년 대선 공약인 ‘시장경제’를 우위에 둔 ‘줄푸세’와도 전혀 다른 기조다.

화두는 경제민주화이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일방적 재벌 때리기보다는 대기업 시장지배력 남용을 해결하는 데에 방점이 찍힐 예정이다. 대선 정책에 참여하고 있는 한 의원은 “새누리당이 추진할 경제민주화는 ‘정치적→정책적’으로 접근할 것”이라며 “출총제나 순환출자 같은 구호성 공약보다는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 지배력 남용 등을 방지하는 구체적인 정책이 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출마장소도 대선 메시지(경제민주화)와 연관성이 있는 장소 혹은 불통 이미지를 씻을 만한 곳을 구상 중이다. 캠프 내에서는 증권거래소 앞이나 재벌을 상징하는 건물 앞에서 경제민주화 이슈를 던지는 파격 아이디어까지 거론되고 있다. 보다 현실적인 안으로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관련 장소를 택해 박 전 위원장의 경제민주화를 향한 의지를 천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박근혜의 아킬레스건’으로 불리던 ‘정수장학회’ 문제를 털고 가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박 전 위원장 측은 정수장학회의 전신인 부일장학회를 설립한 고(故) 김지태 씨 유족과 접촉, 그들이 요구한 명예 회복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박계 의원은 “대선 국면에서 상대 후보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을 만한 부분은 해결하고 가야 한다”고 밝혔다.

친박 진영에서는 일련의 변화 메시지를 통해 ‘보수의 상징’으로 비치는 박 전 위원장의 이념 성향이 보다 중간 지점으로 이동하길 기대하고 있다. 

현재 대중이 받아들이는 박 전 위원장의 이념 성향은 가장 보수성이 짙다. 4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박 전 위원장 지지자들의 이념 성향(보수 +35)이 김문수 지사(+30), 정몽준 전 대표(+16)보다 훨씬 보수 성향이 강했다. 가장 진보 성향(진보 +43) 지지자들이 많이 몰린 야권의 문재인 후보와 극과 극인 셈이다.

하지만 정작 인사 스타일은 여전히 ‘고집’스럽다는 당 안팎의 비판도 제기된다. 비대위에 참여했던 인물 중 다수가 캠프에 참여했거나 당에서 보이지 않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 또 2007년 대선 캠프 때 투입된 인물들이 대거 재기용되면서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도 나왔다.

대선 캠프는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샘솟는 자유분방하고 활기찬 분위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박 전 위원장 밑에서는 잘못 말하면 눈 밖에 나니까, 입조심해야 한다는 생각들이 강하다. 내밀하게 소통되는 방식이나 분위기가 좀 더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조민선 기자>
/bonjo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