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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라파트 방사능물질로 독살?…시신부검 여부 관심
[헤럴드경제= 김인혜 인턴기자]지난 2004년 사망한 야세르 아라파트 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사인이 방사능 중독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사인을 밝힐 조사단 구성을 요청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5일 아랍 최대의 뉴스 방송사 알자지라에 따르면 스위스 로잔대학 방사선연구소의 프랑수와 보슈 소장은 최근 “아라파트의 시신 샘플에서 방사성 물질인 폴로늄이 상당량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샘플은 아라파트 전 수반이 사망한 프랑스 파리의 군 병원이 미망인 수하 여사에게 제공한 것이라고 이 방송은 전했다.

방사능 중독에 의한 독살 가능성이 제기되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국제사회에 아라파트 사망 원인을 밝힐 조사단 구성을 요구했다. 또 아라파트의 미망인 수하 여사도 팔레스타인 라말라에 매장된 아라파트 시신에 대한 부검을 요청했다. 수하 여사는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의 조사단 구성을 지지하며 만일 사인이 방사능 중독으로 밝혀진다면 아라파트는 더욱 팔레스타인의 상징적 인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라파트 전 수반이 지난 2004년 감기 증세로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의 자치정부 본부에서 파리 군 병원으로 옮겨진 뒤 사망했다. 아라파트는 사망 전 체중 감소와 구토, 설사 등의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으로 전향한 전 러시아 스파이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가 2006년 영국 런던에서 폴로늄 중독으로 급사했을 때와 같은 증세를 나타냈다.

이에 이스라엘에 의한 독살설을 제기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2005년 자체적으로 조사했지만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사인 조사에 참여한 프랑스와 팔레스타인 의사들은 애초 거론됐던 독극물 중독이나 에이즈, 세균 감염, 암이 직접적인 사인이라는 결론을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방사능 물질을 이용한 암살 의혹이 높아지면서 팔레스타인 독립운동을 이끌던 아라파트를 못마땅하게 여겨왔던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심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특히 최근 아랍권에 반이스라엘 성향의 이슬람 정권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아라파트가 독살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중동정세에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폴로늄은 마리 퀴리가 지난 1898년 발견한 강력한 방사성 물질로, 우주선 동력 등에 사용된다. 폴로늄 중독으로 사망한 첫 희생자는 퀴리의 딸 이렌 졸리오퀴리였다.

lmk002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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