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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구리 소리 공부방해” 극약풀어 몰살시켜
‘강남엄마’ 능가하는 中교육열…역시 맹모삼천지교 ‘모국’

[헤럴드경제=정태란 기자]‘맹모삼천지교의 모국’인 중국 학부모의 교육열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일부 중국 학부모의 교육열은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여러 번 언급했을 정도로 유명한 한국 교육열을 능가, ‘극성’수준일 정도다.

‘맹모삼천지교’는 맹자의 어머니가 자식을 위해 묘지와 시장, 글방 주변으로 세 번 이사했다는 내용으로, 인간 성장에 있어서 그 환경이 중요함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녀 교육을 위해 부모가 어떠한 것도 불사한다는 의미로 재해석되기도 한다.

‘맹모삼천지교의 모국’인 중국의 자녀교육에 대한 열성은 과연 맹모와 맹자를 배출한 나라답다. 특히 중국의 대학입학시험인 ‘가오카오(高考)’를 위해 학부모들이 들이는 공은 놀라울 정도다.

최근 후난TV(湖南电视台) 토크쇼 ‘종산수어스(钟山说事)’는 지난달 8일 치뤄진 2012학년도 가오카오와 관련, 학부모들의 극성스러운 교육열 사례를 모아 방송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모두 ‘살아있는 맹모’를 자처하는 학부모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개구리 울음소리 시끄럽다’ 독약 푼 어머니= 항저우시의 한 동네에서는 홍수 직후 주변의 강과 30여개의 연못에서 개구리 개체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 그 울음소리때문에 동네 사람들이 잠을 청하지 못할 정도였다. 유난히 예민했던 어느 수험생이 개구리 울음소리를 못 견뎌하자 그의 어머니는 자녀의 학습환경 조성을 위해 말 그대로 극약 처방을 내렸다. 바로 연못에 독약을 풀어 개구리를 떼죽음 시킨 것. 동네사람들은 “만약 그 아이가 시험을 못보면, 그 수많은 개구리들의 무고한 죽음은 누가 갚을 것인가”라며 비판했다.
 
영어 듣기 시험에 소음이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도로를 가로막은 학부모 ’장벽’ (출처 江苏新闻网)

◆자녀 위해 무릎 꿇고 ‘인간장벽’도 만들고= 상하이시에서는 한 입시생이 2분 지각으로 시험장 입실을 거부당하자 담을 넘어 들어가려다 저지당했다. 그러자 그의 어머니가 굳게 닫힌 철문 앞에서 무릎을 꿇고 간청하는 모습이 찍혀 화제가 됐다. 또 쉬저우시의 한 시험장 주변에서는 지나가는 차량의 소음이 자녀의 영어 듣기시험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주변 거리를 통제했다. 학부모들이 만든 이 ‘인간장벽’은 버스나 차량들은 물론 자전거와 행인 통행까지 저지해 인근 주민들과 마찰을 일으키기도 했다. ‘인간장벽’을 만든 학부모들은 주민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자녀들의 시험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한 수능생이 지각해 입실을 거부당하자 그의 어머니가 무릎을 꿇고 간청하고 있다 (출처上海电视台新闻综合)

◆시험이 끝날 때까지 부모의 임종을 알리지 않아= ‘효(孝)’와 ‘맹모삼천지교’가 충돌한 사례들도 있다. 어머니가 자녀를 시험장에 데려다주는 길에 교통사고가 났으나 함께 하지 못하고 울면서 시험장에 들어간 딸이 있는가 하면 부모의 임종을 수험생인 자녀에게 한동안 알리지 않는 사례들도 있다. 안후이성의 선모(18)군은 대입시험이 끝나고 나서야 12일이나 늦게 어머니의 교통사고 사망소식을 접하게 됐다. 항저우시에서는 수능생의 어머니인 푸모씨도 남편의 사망소식이 딸(18)의 대입시험에 영향을 끼칠 것을 염려해 선생님과 합동해 두 달 가까이 그 사실을 숨긴 일도 있다.

방송 관계자는 “일부 중국 학부모들의 극심한(?) 자녀 사랑이 일반화된 모습은 아니지만 6월에 치러지는 가오카오 전후로 부모의 과도한 교육열이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tair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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