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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인 선제공격 받은 이한구, 박근혜 때릴 순 없고…
‘김종인(경제민주화) vs 이한구(反경제민주화)’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를 중심으로 세력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경제민주화를 주도한 김종인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과 경제민주화의 개념부터 동의하기 어렵다는 이한구 원내대표 간 갈등이다. 두 인물은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과 지근 거리에 있는 인물들이라, 설전 자체가 박근혜계 내부의 균열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선제공격을 한건 박근혜 대선캠프의 선대위원장을 맡기로한 김종인 전 비대위원이다. 그는 2일 이 원내대표를 겨냥해 “재벌 기업에 오래 종사해 그쪽의 이해를 대변하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재벌에 몸 담은게 무슨 죄냐. 경제민주화라고 하면 재벌과 관련된 것으로 국한하는 것은 경제학자들 사이에선 모자란 생각”이라며 강하게 되받아쳤다.

이 원내대표는 3일 라디오에서도 김 전 위원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도대체 (경제민주화가)무슨 얘긴지 모르겠다. 경제민주화는 학술적으로 문제가 있는 용어다. 그분이 말하는 경제민주화 내용이 무엇인지 제가 알기론 우리나라에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캠프 출범 첫발부터 불거진 김종인 대 이한구의 갈등은 당 총선 공약으로 경제민주화가 적시됐을 때부터 잠복해있던 문제다. 당시 비대위에서 김 전 위원이 밀어부친 경제민주화 공약에 대해 몇몇 의원들이 반기를 들면서 갈등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 김 전 위원은 3번이나 비대위 불참 의사를 밝혔고, 그때마다 그를 영입한 세력들은 갈등을 봉합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친박 진영에서는 이번 갈등을 경제민주화에 대한 단순한 방법론의 차이로 설명하면서 갈등봉합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박근혜 캠프의 좌장을 맡은 홍사덕 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논쟁이 결코 아니다. 두 사람 모두 경제민주화라는 추상적인 목표에는 전적으로 합의했다”며 진화를 시도했다. 그는 “경제민주화는 우리가 등정하고자 하는 목표를 추상적으로 얘기하는 것이지 그 자체가 구체적 정책은 아니다”라며 “구체적 정책이 나올 때에는 캠프와 당에서 치열한 토론이 있을 것이지만 추상적 목표를 놓고서는 누구도 이의제기를 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도 김 전 위원과 지속적으로 대립각을 세우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공식적으로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은 김 위원을 공격할 시, 박 전 위원장에 대한 타격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김 위원의 경제민주화 발언에 대한 확실한 해명을 요구하면서도 “다만 당이 총선 때 경제민주화라는 이름으로 공약한게 꽤 있다. 그건 확실하게 실천할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경제민주화의 개념은 동의할 수 없지만, 당이 총선 공약용으로 제시한 약속들은 반드시 실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조민선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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