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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품價’ 수입품 보다 싸게 사는 방법 보니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수입품 전반에 걸친 가격 거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수입품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수입품 가격인하 체감 지수는 여전히 미미한 실정이다. 특히 수입화장품의 경우는 더하다. 수입가격이 최종판매가의 13.3%에 불과한 사례까지 있어 수입업체와 유통업체가 배를 불려가며 소비자에게 과도한 비용을 떠넘긴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6월15일 세종로 정부 중앙청사에서 ‘제38차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수입화장품 부문에 대한 ‘FTA 수입화장품 가격대책’을 발표했다. 현재 수입사와 백화점ㆍ직영점 간에 형성된 독점적 수입 유통 구조를 깨고 다양한 유통 경로를 활성화시키는 방안이 핵심 골자였다.

그렇다면 그 같은 상황 속에 현명한 소비자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요즘에는 소비자들의 안목이 매우 높기 때문에 마진을 최소화하면서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며 “구매대행 및 배송대행 등을 통해 원하는 제품을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거나 병행 수입된 제품을 구매하는 방식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의 유기농 화장품인 ‘로고나 베이비 바디로션’의 경우 독일 현지 판매가격은 약 1만원이지만 국내 판매가격은 3만5000원에 달한다. 그러나 구매대행 사이트에서라면 독일 현지 가격에 구매 할 수 있다. 이 사이트에서 제품을 구입한 주부 최 모씨(28)는 “수입품이라면 당연히 비싸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며 “수소문을 통해 다양한 경로를 알아본 후 구매대행 업체를 통해 거품 없는 독일 현지 가격에 구입을 하니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현지 가격을 알고난 뒤에는 더 이상 고가의 국내 수입 유통제품 구입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국내의 구매 대행업체를 이용하는 소비자도 있지만 해외 사이트에서 원하는 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발 빠른 소비자도 늘고 있다. 구매 결정 후 국내 배송이 어려운 경우에는 배송 대행업체만 이용하면 된다. 배송료를 더한다 하더라도 수입업체를 통해 구매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용 가능한 해외 사이트도 기존의 미국에서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부천에 거주하고 있는 김 모씨(24)는 얼마 전 미국 네스프레소클럽과 독일 코스메틱카우프하우스에서 평소 애용하는 커피 캡슐 및 유럽 산 화장품을 구매했다. 또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국내에서 이미 품절된 ‘디아블로3-스페셜 에디션’도 프랑스 아마존을 통해 구매 후 유럽 전문배송대행업체를 이용해 제품을 수령했다. 김씨는“국내의 한정된 구매경로를 넘어 해외의 다양한 쇼핑몰사이트를 이용하니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졌다”며“조금만 시야를 넓힌다면 얼마든지 원하는 물건을 싸고 안전하게 구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구매대행‘유로라이프24’의 윤석정 대표는 “구매대행업체를 통해 구입하던 패턴을 뛰어넘어 최근에는 현지 사이트에서 직접 구매하고 배송만 대행업체를 이용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는 추세”라며 “지나친 마진 때문에 생기는 가격 거품이 적어 소비자들의 호응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처럼 다양한 방식을 통해 수입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제조사나 수입업체의 대응도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 프랑스 헤어 전문 업체 ‘R’사와 스위스 헤어 전문 업체 ‘R’사, 벨기에 천연 세제 전문 업체 ‘E’사 등은 법무법인을 통해 상표권 및 저작권 등을 명분으로 구매 대행업체에게 자사 제품 사진과 로고의 사용을 중지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에 대해 구매 대행업체의 한 관계자는 “해당 브랜드 제품의 가격을 높게 유지하기 위한 방편”이라며 “하지만, 간단한 온라인 검색을 통해 바로 전 세계 판매가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기술 시대에 유독 한국 소비자들에게서만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계속 숨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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