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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친아’ 가수 버벌진트 “잘못 인식된 제 모습, 재정립하는 앨범이죠”
“지난 10년 간 제 모습을 잘못 알고 있었다면, 이번 앨범을 통해서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캐릭터를 재정립한다는 뜻을 담고 있어요. 앨범 만족도는 항상 100%입니다.”

가수 버벌진트(VerbalJintㆍ본명 김진태ㆍ32)가 지난 21일 새 앨범 ‘10년 동안의 오독 I’을 냈다. 새 앨범은 그가 2001년 7월 처음 발매한 미니앨범 ‘모던 라임즈(Modern Rhymes)’의 1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내려고 했던 앨범이다. 하지만 시일이 늦춰지면서 “자축하는 앨범”이 됐다. 버벌진트는 ‘모던 라임즈’란 앨범을 통해 이전까지 한글로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미국 수준의 플로우(flowㆍ말의 흐름) 구성과 라임(rhymeㆍ운율), 어설프지 않은 문장력으로 직접 작곡한 7개의 트랙을 통해 선보여 한국 힙합 음악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었다.

“앨범 제목에 들어간 ‘오독’은 ‘100년 동안의 고독’이라는 남미 소설에서 패러디한 것인데, ‘오역’처럼 의도와는 다르게 읽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난 10년 간 잘못 읽혀진 저 자신을 재정립하고 싶었어요.”


최근 청담동에서 만난 버벌진트는 그간 자신에 대해 잘못 인식된 것들에 대해 묻자 조근조근 말을 이어갔다.

“호전적이고 음악을 도구 삼아서 잘난 척하기를 좋아하고, 힙합을 하긴 하는데 랩을 기술적인 특면에만 치중하고 그 속에 담긴 정서나 메시지는 없다거나 랩만 칼 같이 잘하고 음악 속에 따뜻함이 없다는 것이 대표적이죠.”

그러면서도 그는 최근에는 이런 오해들이 많이 해소되고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아이돌 가수를 좋아하는 중ㆍ고등학생들이 즐겨듣는 음악에 자신의 음악이 끼어 있어, 속시원하게 편견이 풀리고 있긴 하다고.

지난 7일 선공개된 새 앨범 수록곡 ‘굿모닝(feat. 권정열 of 10cm)’은 음원차트 상위권에 오르는 놀라운 저력을 보여줬고, 21일 발표한 타이틀곡 ‘충분히 예뻐(feat. 산체스 of 팬텀)’ 역시 음원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완벽한 날’과 ‘충분히 예뻐’에서는 블록버스터급 랩퍼로서의 역량을 보여주고 있고 ‘소년을 위로해줘 2013’에서는 키비(Kebee)와 함께 했던 2003년 발표곡 ‘소년을 위로해줘’를 현 시대에 맞게 재포장했다. 총 10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은 모두 버벌진트가 만든 곡으로, 그룹 10센치의 권정열을 비롯해 아이비, 애즈원, 시진, 그룹 팬텀의 산체스, 한해 등 다양한 가수들이 피처링에 참여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이국적인 외모를 지닌 그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휴학중인 ‘엄친아’다. 하지만 실제로 만나 보니 외모와는 상반된 느낌이 들었다.

‘엄친아’라는 별칭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자 그는 “되게 민망하죠. 저는 어눌하고 소심하고 숫기도 없어요. 날카롭게 팍팍 찌르는 사람이 아닌데다 엄친아에 걸맞게 보일 만한 순간은 100 중에 1정도 있을까 말까 해요”라며 쑥쓰러워했다.

사춘기 때 록밴드와 작곡, 기타 치고 공연하는 것을 좋아했던 그는 음악을 즐기며 만화가를 꿈꿨다. 버벌진트라는 예명은 ‘말을 갖고 논다’는 뜻의 버벌(verbal)과 중고등학교 때 만화를 많이 그리면서 썼던 ‘필명’이자 본명인 김진태에서 따온 진트(Jint)를 합성해 만든 말이다.

데뷔 10년이 넘은 버벌진트는 여전히 음악에 대한 갈증을 많이 느낀다고 했다. 


“최근 몇년 간 워커홀릭(workaholic. 일벌레)일 정도로 모든 것을 음악에 포커스를 맞춰 곡을 만들고 발표했는데도 100% 채워지지가 않아요. 지금까지 저작권 협회에 등록된 곡만 200곡이 조금 넘는데, 200곡 정도 더 내면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것 같아요. 앞으로도 마음 가는대로, 무정형으로 음악을 만들고 싶고, ‘힙합 가수 출신인데 노래를 하네?’라는 말 자체가 나오지 않을 단계까지 가고 싶어요.”

[사진제공=브랜뉴뮤직]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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